
위태로운 다정함에 목마른 그 이름
원래 지키는 것이 어렵다. 동시에 영원한 것도 아프다. 한숨을 영원히... 그러고 보면 옛날 에뛰드가 참 섀도우 작명을 잘했어. 얼음벚꽃, 향초 켜고 거품목욕, 뭉게구름맛, 정화의 힘, 별빛이먼지, 200년 된 초코가게, 단독주연안개꽃, 사랑은 모래성, 오후의 발견, 여인의 코트, 아마추어 바리스타, 하노이 새신부, 마라톤 완주, 입안 가득 꽃향, 정오의 태양, 향기 없는 머스크, 낡은 종소리 등등. 목 놓아 불러오는 추억들. 더 나아가 그 시절 에뛰드 부다페스트 시리즈는 세기의 역작이 아니었나 나는 그리 생각해. 그립다. 그때 못 산 내가 바보 천지다. 부타페스트편 구매 못한 건 천추의 한임. 이제는 꿈꿔올 수가 없는 걸까. 순수악적인 질문스럽기도 하다.
에뛰드는 뭘 더 하려고 할 게 아니라 옛날에 있던 것들 저 수도 없는 섀도우들 그대로 구현해놓으면 뷰티 시장 다 해먹는다. 그냥 지나칠 말은 없다. 요즘처럼 헤픈 컨셉과 말장난에 놀아나는 이름보다는 진짜 섀도우 색만 봐도 번뜩이며 연상되는 작명이, 그에 홀린 듯 아우르는 매력적인 색상들이 감히 황홀했다. 들뜬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내리꽂거든.
가격 착하고 색 아름답고 이름 완전한 그것의 의미없는 다정함은 순간을 의미 있도록 만든다. 아무래도 그런가 보다. 에뛰드 룩 앳 마이 아이즈 라인들 다 무난하게 좋았다. 버터 발린 기름진 발림성 말고 매트의 정석다운 섀도우가 내 눈에 적합하여 좋은 평범함을 빗겨나간 적이 없다. 오히려 옛날 몇 로드샵 섀도우들이 더 완벽 흡수시키듯 상성 잘 맞는 역설적인 현상. 그럼 뭐해. 공백이 긴 왕복 옮기는 시간 내내 매장에선 죄다 그 색상은 없다고 하여 터덜터덜 발걸음을 돌리던 때가. 자꾸만 무질서하게 단종되다 보니까 에뛰드 섀도우를 선뜻 못 쓰는 것일 뿐 그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로운 영원성이 있다면, 마음 편하게 쓰고 싶다. 그치만 지금은 내가 나에게 허락할 수 없다. 양 줄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야윈 눈물이.
최근에 허니밀크를 샀다. 한마디로 재구매. 유분기 잡는 매트 버전 코 하이라이터로 써서 힛팬 본 색상인데 이런 색상조차 필사적으로 최후의 완성을 여물었다. 단종은 제 살점이 너덜너덜해진다. 단종 부활은 무릇 제 웃음이 두터워진다. 그래서 결론은, 다시 돌아와. 내 웃음을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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