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벤더&마조람이 편안한 휴식과 안정을 주는 오일이라면, 페퍼민트&유칼립투스는 완전히 다른 결의 매력을 가진 오일이었어요. 저는 건성 피부라 보습 때문에 바디오일을 항상 쓰지만, 사실 오일을 고를 때는 보습만큼 중요한 게 ‘향과 무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날그날의 기분이나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 향이 다르거든요.
페퍼민트와 유칼립투스는 ‘깨우는 향’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피곤하거나 하루 종일 기운이 빠진 날, 혹은 아침에 일어나도 머리가 무겁고 집중이 잘 안 되는 날 이 오일을 꺼내 쓰면 확실히 달라졌어요. 바르는 순간 상쾌한 민트 계열의 향이 코끝을 시원하게 스쳐 지나가면서, 답답하던 머리가 뚫리는 듯하고 가슴 깊숙이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유칼립투스가 주는 맑고 청량한 향이 페퍼민트와 어우러져서, 마치 숲속에서 깊게 숨 쉬는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텍스처는 라벤더&마조람 오일과 마찬가지로 끈적임이 거의 없는 가볍고 산뜻한 오일이에요. 오일 특유의 무거움 때문에 여름에는 잘 안 쓰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 제품은 향 자체가 시원하다 보니 여름철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었어요. 샤워 후 물기가 살짝 남아 있는 피부에 바르면 피부 속 수분이 그대로 잡히면서 촉촉함이 오래 유지됐고, 산뜻한 흡수감 덕분에 덥거나 답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특히 좋아했던 사용법은, 더운 날 샤워 후 이 오일을 종아리나 어깨, 목 뒤에 충분히 바르는 거였어요. 여름철에는 열이 올라서 몸이 쉽게 지치는데, 페퍼민트&유칼립투스 조합은 실제로 몸의 열을 식혀주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원하고 개운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린 날이나 운동 후 사용하면 피부는 촉촉해지고, 머리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진짜 힐링 시간이 되었어요.
향의 지속력도 은은하게 오래가서, 오일을 바른 후 시간이 지나도 상쾌한 잔향이 몸에서 살짝 풍겼습니다. 덕분에 자기 전에 바르면 아침까지도 기분 좋은 청량감을 느낄 수 있었고, 아침에 바르면 하루 종일 가볍게 리프레시된 기분으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제품의 특성상 너무 예민하거나 불안할 때 쓰면 오히려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는 있었어요. 저는 그래서 저녁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는 라벤더&마조람을 쓰고, 머리를 맑게 하고 활기를 되찾고 싶을 때는 이 페퍼민트&유칼립투스를 쓰는 식으로 나눠 사용했습니다. 두 제품이 성격이 달라서 오히려 서로 보완되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오일은 활기를 되찾고 싶을 때, 지친 하루를 개운하게 마무리하고 싶을 때, 여름철에도 무겁지 않게 보습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건성 피부인 저한테도 보습은 충분했고, 무엇보다 향이 주는 청량감이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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