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이 제품을 구매하게 된 건 향 때문이었습니다. 헉슬리 특유의 시그니처 향을 좋아하기도 하고, ‘모로칸 가드너’ 라인은 특히 이국적이면서도 은은한 풀내음 같은 느낌이 강해서 바디 제품으로 사용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실제로 처음 열어봤을 때 확 풍기는 향이 굉장히 고급스럽고 우아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달달한 바디오일 향이 아니라, 정원에 있는 듯한 싱그럽고도 묘하게 깊이 있는 향이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질감은 생각보다 묽은 편이었어요. 흔히 바디오일 하면 끈적하고 무겁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건 오히려 세럼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흡수됩니다. 손바닥에 떨어뜨려서 피부에 바르면 처음에는 살짝 미끌거리지만 금방 스며들고, 겉돌지 않고 촉촉함만 남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건성 피부라서 바디로션만으로는 겨울에 특히 건조함이 심한데, 이 오일을 섞어서 쓰니까 훨씬 보습력이 오래가더라고요. 단독으로 사용해도 어느 정도 보습이 되지만, 샤워 후 수분이 조금 남아있는 상태에서 발라주면 훨씬 더 밀착력이 좋고, 다음 날 아침까지 당김이 없었습니다.
발림성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었어요. 오일인데도 뻑뻑하게 늘어지는 게 아니라 얇게 펴 발라지니까 손이 덜 피곤하고, 넓은 부위도 금방 케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리나 팔처럼 넓은 부위는 몇 번 슥슥 문지르다 보면 바로 흡수되어서, 바디로션처럼 귀찮게 여러 번 문지를 필요가 없었어요.
향 지속력은 은은하게 오래 갑니다. 바디오일 특성상 향수가 아니기 때문에 강하게 남지는 않지만, 가까이 다가갔을 때 은근히 풍기는 정도라서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자기 전에 바르고 자면 침구에서 은근하게 모로칸 가드너 향이 느껴져서 편안했어요. 향 때문에 숙면하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으니, 개인적으로는 향에서 큰 만족을 했습니다.
단점이라면 용량 대비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이라는 점입니다. 매일 전신에 넉넉히 사용하기에는 금방 줄어드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주로 건조가 심한 부위 위주로 사용하거나, 바디로션에 섞어 쓰는 방식으로 아껴 쓰고 있습니다. 또 펌프 타입이 아니라서 사용할 때 양 조절이 조금 어려운 점도 아쉬웠습니다. 병 입구가 넓어서 잘못하면 많이 쏟아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디자인은 심플하고 세련돼서 욕실에 두면 인테리어 소품처럼 예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피부 자극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저는 피부가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가끔 향이 강한 제품은 따가움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 제품은 전혀 그런 게 없었습니다. 바르고 나면 피부가 촉촉하고 윤기 있어 보여서 맨살 드러내는 옷을 입을 때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햇빛에 살짝 반사되는 은은한 윤광이 생겨서 여름철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종합적으로 보면, 헉슬리 바디오일 모로칸 가드너는 향과 사용감이 모두 만족스러웠던 제품입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촉촉하게 피부를 케어해 주고, 고급스러운 향으로 기분까지 좋아지는 제품이라서 ‘피부 보습 + 아로마 효과’를 동시에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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