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초의 결 빛깔, 운초
*24년 12월 19일 리뷰
숨 참고 포인트 색조 왕왕 샀더니(내 지갑 묶어...) 베이스도 챙겨주는 딘토. 운초... 받은 나. 운이 좋았던 걸까요. 이걸 증정품으로 주시다니 진짜 잘하셨습니다👍👍 덕분에 이리도 생생하게 좋은 제품 알아갈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폼 프라이머라는 것이 신박하긴 하나 좀 번거로워보여 손이 안 가지 않을까 별 기대 없었다. 이상적으로는 느긋하게 화장하고 싶지만 그럴 시간의 여유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으니... 바쁜 현대인의 삶이란.
사용 전 충분히 흔들어야 된다고 해서 노래 한 곡 틀고 박자 맞춰 찰랑찰랑 흔들어대다가 설마... 혹시나 해서 살짝만 눌렀거든, 생크림 거품이 눈이 불어나듯 촤아악 풍성하게 일궈짐. 이때 조금만 짜도 몽글몽글한 거품이 풍선껌 부는 것처럼 부풀어오르고 그걸 덜어 간 이후에도 찔끔찔끔 흘러나오기 때문에 펌핑 양 조절 주의해야 한다. 자칫 탄산음료 흔들면 미친 듯이 거품 폭죽 터지는 것 같은 후폭풍이 올 수 있음ㅋㅋ;
미세하게 장밋빛 거품인 거 맞나요? 거품이 장미 꽃물 아니 연꽃 꽃물 물들인 색감으로 분홍분홍하게 부풀어선 쉴 새 없이 뽀글뽀글 일어나는데 이 촉감이 폭신폭신해서 꼭 피부 위로 구름이 올라온 것 같다☁️🦦 연분홍 구름 거품 타고 자꾸만 만지고 싶어지는 감촉에, 오키오키~ 좋아~
가만히 놔두면 끊임없이 거품이 피어오른다. 연한 감촉의 구름 거품이 폭 꺼짐과 동시에 거품 방울들이 피부 결 사이로 촘촘하게 박힌다. 살살 간지러울 정도로 손가락 지문까지 속속들이 파고든 거품 결에 말하지 않아도 제 스스로가 알아서 롤링하고 있음ㅋㅋ 그러다 어느 지점에서 그 부드러웠던 존재가 순식간에 자리를 잡더니 피부 솜털 깊숙이까지 딱 달라붙는다. 거품 밑으로 끌어당기는 쫀쫀함이 예사롭지 않음.
그 무엇이라도 와라. 딱 베이스 하기 전 피부가 모든 게 준비되어 있는 상태로 되는 걸 느꼈다. 보들보들거리는 휘핑 크림 제형에서 잔잔한 물기 머금은 채로 유약한 피부를 유연하게 가꾸어준다니. 퍽 신기해서 제 얼굴을 만지작거렸다ㅋㅋ
어 그렇지 정샘물 물 크림 맨 밑에 베이스 기둥 세우고 난 것 같이 이 흐름새가 자연스럽다. 달리 정샘물 물크림은 어딘가 축축 무겁단 느낌인데 이건 한 줌 더 가볍고 산뜻한 마무리감이 덮친다.
단단히 베이스 기반을 다진 만렙 피부가 되어 이걸 안 발랐을 때보다 베이스 밀착력이 한결 탄탄해지고, 베이스 쨥쨥 잘 먹음. 갑자기 피부가 각성함. 이렇게 기틀 세우고 난 후에도 촘촘하게 빚은 피부 결 상태가 이 정도면 베이스 소생템이라 할 수 있을 듯...? 피부 원초의 결을 찾아주는 프라이머. 넌 오기만 해 나머진 내가 다 할게 하면서 베이스 길잡이 꼼꼼하게 깔아주는데, 어떻게 안 써ㅜ 흔치 않게 베이스 완급 조절 딱 잡혀 피부가 잘 받아먹는 걸 보니 퍽 풍요로워짐🌊🦦
계절 끝에 다가와선 쉼 없이 피부 속이 메말라간다. 피부가 폐허 수준 갔다가 겨우 피부 소생시켜놨는데 아무리 기초 케어 철저히 해줘도 베이스 화장할 때는 버석거려 미치겠는... 지금 계절에 운초 운 띄워 달달 발라봐야겠다. 그렇게 내 마음도 띄워 보낸다. 크게 까탈스럽게 구는 제품은 아니어서 컨트롤하기 어렵지 않다. 이리하여 폼 프라이머의 시초가 되어줄 것만 같은.
딘토 운초 프라이머가 전부터 알고 있던 제품이고 어떤지 살포시 궁금했었기에 본품 증정 좋았고요. 제형 및 사용감 좋았음. 가장 중요한 베이스 효과도 좋음. 용기 가운데 딘토 문양도 좋고. 그냥 다 좋다ㅋㅋㅋㅋㅋ... 어느 순간부터 다 예뻐보임🤦♂️ 중증이다.
더구나 딘토 운초 프라이머로부터 장미향? 일명 꽃집 생화향이라 일컫는 향이 나는데 그것까지 완벽... 다 좋아도 제품 향이 안 좋으면 어디 한구석 줄줄 구멍 난 느낌일 수밖에 없지만 마지막까지 설레게 유종의 미를 거두고 갔다.
다만 제품 용기상 어느 정도 닳아가면 입구 쪽이 지저분해질 것 같은 예감은 들어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사용 초반에 양 덜어갈 때마다 찔끔 새어 나오는 거 잊지 말아야지.
할인가도 가격대가 촘촘하게 높다만, 제품 퀄리티가 촘촘하게 좋으니까ㅎㅎ... 언제 다 쓸진 몰라도 종종 세일 크게 해주신다면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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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아아아아😱😱😱 좌절. 이만 슬픔의 한숨에 땅이 꺼짐. 지난날 딘토 9900원 블프 행사한 거 난 왜 몰랐을까. 왜 그땐 몰랐을까. 뒤늦은 후회만. 아. 나 눈물 날라 그래... 후유증이. 딘토 늪에 빠져서 딘토 제품 살 거 한 열 개는 되는 것 같은데 하흑. 다시 블프 문이 열릴 순 없나요. 어딘가 살아 계실 산타 할아버지, 제가 어린아이는 아니지만 부디 제 어린 마음을 보살펴주세요. 제게도 선물을...... 이대로 흘러간 시간이 너무 잔인해요... 가혹해... 눈물만 죽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