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우리가 되어
별안간 작은 샘플 받음. 집 멀리 가져가서 쓰려고 미리 테스트해보던 것도 시간이 언제 이리 지났냐... 동글한 덩어리 훔치면 유분이 꽤 느껴지는 만큼 부드럽게 갈리면서 체온에 흐물흐물 잘 녹는다. 여름에 써도 막 그렇게까지 피부 나락 가거나 하는 건 없었다. 트러블 날지 말지 간간히 외줄타기하는 기분이었다면 이 고도의 무더위에 안 썼을 거다. 숌만의 솜에 눌린 듯 폭신하게 폭 감기는 느낌?ㅋㅋㅋ이 무던했다.
오늘날까지 대중적인 (오리지널 기준-핑크통)바닐라코 클렌징밤이 촛농 녹인 듯한 푸슬함을 갖췄다면, 숌 클렌징밤은 보들보들한 질감이 전자의 것보다는 좀 더 무른 제형에 가깝지 않나 싶다. 손가락 누르면 짓물리도록 으깨져 흩어짐.
대신 바닐라코껀 묵묵히 롤링해주면 어느 정도 피지 관리까지 동시에 일궈내는 것 같던데 숌 클렌징밤은 그게 살짝 더 약하다.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러기도 전에 미끄러지는 미끈한 사용감이라.
그래도 유명 클렌징밤과 견주어봐도 절대 떨어지거나 하진 않는다. 어느 날 제게 불쑥 찾아온 숌 브랜드. 여기도 괜찮더라. 어느새, 지독하게 앓고 있음. 그저, 깊게. 가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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