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뭐냐 너...?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실패템 라네즈 레이어링 커버 쿠션을 이렇게 완벽히 살린다고? 허. 한때 늘 창백하단 소릴 듣던 내 피부색에 맞는 베이스 제품을 시중에 열혈 찾아나선답시고 발견한 것이 라네즈 레이어링 쿠션 11호였다. 그러나 제품력이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 만족스럽지 않았다. 거의 다 쓰고 남은 그 쿠션을 요즘 들어 다시 꺼내 공병내려는데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는지 네이밍 플레이풀 크림 블러쉬 발라주니 물기 어린 볼가로 희뿌옇게 변해져 간다. 게다가 이거 바르니 제 살결이 되게 흐물흐물 보드라워보인다.
이 블러셔 자체가 제형 표면에 창에 빗방울 맺힌 듯 물기가 촉촉히 젖어 있다. 손 끝 온도에 서서히 녹아든 질감이 미끄러지듯 수기 홈홈한 유피로 볼 마사지 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발린다. 그러면서도 살짝 뽀송한 마무리감에 볼에 닿는 것마다 마구 묻어나고 그러지 않는다. 겉은 수분 보송 속 촉촉한 블러셔다. 비오는 날이나 습도에 민감한 날씨에 발라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도록 계절감 있다. 크림 블러셔치곤 지속력도 나쁘지 않게 버텨준다. rmk 블러셔 취향 좋아하신다면 여깁니다 네이밍.
내가 가진 색상은 Tolerant로 핑키쉬한 말린 장미 색상이나 실제 볼에 올라오는 느낌은 살짝 붉은 분홍에 가깝다. 그리고 채도가 환하고 몹시 티 없이 맑다. 그러나 분위기가 어딘가 먹먹하게 그립고 슬프다. 학창시절 학원 국어 수업 시간에 시인 정지용의 '유리창' 이라는 시를 공부하고 큰 울림을 받은 적 있음. 나한텐 그 시가 생각나는 블러셔였음. 열없이 입김을 불어 젖어내린 색감이 상당히 인상적임.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Tolerant 색상 표현을 대변해주는 한 줄 아니냐고. 네이밍이 작명도 잘했다. 이전 블러셔들 쓰다가 네이밍 크림 블러쉬 쓰니까 머릿속에 피날레가 터지네. 심장 유리창 와장창 깨진다. 소름끼치게 예쁘네 블러셔 표현이ㅠㅠ... 섀도우로도 블러셔로도 립으로도 쓸 수 있는 만능임
넌 참 어이가 없음. 네이밍 신제품 사고 금액별 사은품 받았던 건데 이 어마한 퀄리티를 증정품으로 준다니. 플레이풀 크림 블러쉬를 본품으로 판매하고 네이밍 플러피 파우더 블러쉬를 증정품으로 줘야 하는 거 아님? 순서가 뒤바뀐 기분은 나만의 착각이 아니잖아. 뭔 플러피 블러쉬가 플레이풀 블러쉬보다 거의 배로 비싸냐...
블러셔를 비롯하여 네이밍이 국내 브랜드 자연스런 색조 표현의 종착역이었네. 현상황 아울렛 가격에서 더 올리지 마세요. 7500원. 올리기만 해 봐ㅜ 가만히 있는 저도 더 이상 봐주지 않고 처벌하겠습니다. 응... 끝으로 얘 함부로 의리 없이 단종시키시면 저 진짜 화내요. 올해 안으로 쟁이겠습니다. 너 없는 난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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