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어한 컬러감으로 쉬어가는 공간
어떤 색을 사도 다 이쁘긴 한데 03 밀크 모브, 꼭...
반드시. 기필코. 필수로. 기꺼이, 받아들여라. 색이 뭐라 해야 되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적당함. 그러면서 퍽 흔해보인데 흔치 않은 색이었다. 딸기 우유 색에 모브 한 방울 똑 들어간 색감 같았다. 근데 이제 여기에다가 라벤더 빛깔 고운 가루 무심하게 있는 듯 없는 듯 흐트러진 정도로 무언가가 존재하는. 이름 끝에 모브 붙였다고 모브 파워만 직진하면서 어둡고 칙칙한 기운 도사리지 않고 여린 은은한 밝기만 볼을 감싸고 돈다.
이런 이쁜 색감. 아 이 느낌. 아 맞다 그 애. 밀크 모브에 파묻힌 볼을 넌지시 보다 생각난 롬앤 블루베리칩. 한편 그 계열인가 싶다가도 훨씬 덜 붉고 딸기 우유 내지 라벤더 우유 느낌의 뽀용함이 한 모금 살아 숨쉬는, 이 오묘한 감성 어떡하죠. 밀크 모브 이름 찰떡 뽀송 감각색. 한번 알게 되고선 안 가질 수가 없다. 알고 보면 색 만능임.
(☆참고☆ 롬앤 바인누드 감성과 좀 닮음. 바인누드는 누드 느낌이 더 실려 있고. 밀크모브는 좀 더 모브빛이 연하게 깔려 있고? 바인누드는 완전 뽀송. 밀크모브는 펄빛 有과. 결이 크게 다르지 않아 롬앤 바인누드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살짝 더 모브과로 써볼 만할 거다.)
블러셔 숨은 펄은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그저 야들야들한 피부 표현만 한 스푼 추가해주는 정도로만 그친다. 이 블러셔를 집중적으로 바르겠다며 몇 번이고 덧씌워 미세 펄이 희미하게 잡혀도 색이 펄에 잡아먹히지 않음. 밀크 모브 색 위로 블루빛 하이라이터 씌워줘도 우주 이쁨... 천상계 컬러 세례 받는 느낌... 황홀. 확실히 이쪽은 펄감 색조 하난 잘 만드는 듯.
암튼 황홀감에 젖는 것도 멎어질 때쯤 돌이켜보면, 500엔인가 그 정도 가격을 정가로? 소장했던 것 같은데. 세잔느가 원래 할인을 안 하는지 몰라도 위 가격마저 우리나라 색조 가격보다 훨씬 싸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질이 막 뒤떨어지지 않고, 그 특유 쉬머한 블러셔 느낌이 하염없이 이쁘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십여 년 전 가격대가 큰 변동 없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니. 요즘 500엔 정도 값 가지곤 최근에 출시된 국내 블러셔 사기 쉽지 않으니까ㅜ 약간의 크기 차이가 있긴 해도... 비싸죠ㅜ 가성비가 가장 이끌림을 작용했다.
그리하여,
1) 은근 시원한 핑크인 듯 쿨쿨한 핑크보단 미지근한 기운 적당히 감돌거든 막 그렇게 미적지근하지 않은, 오묘한 매력색에 퐁당 빠져들어간다.
2) 아주 옅은 쉬머 펄이 미세하게 활발히 움직이는 것처럼 하나하나 다 살아 있되 티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 또 펄감 존재력이 0은 아닌. 허를 찌르듯 살며시 드러나는 은빛실 묘한 표현감.
3) 가격도 비싸지 않은 적정선에 놓임. 팬칸이 조금 작은데 그래도 가격적인 면에서도 나름대로 적당선을 유지함. 이만하면 해볼 만하지 않나 싶음.
=> 세 가지를 종합해보면 어느새 세잔느 '밀크모브'에 끌리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밀크 모브 원없이 발라.
(아. 세잔느에서 애교살 듀오 스틱?이 나왔다더라. 그렇다더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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