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팩도 클렌저도 아닌 그 무엇인가
U존에 수분 부족한 지성피부, 코+나비존 모공 큰 편
다년간 축적한 클렌징오일+피지연화제+계절별 보습 제품+페이셜오일 루틴으로 화장 했을 때 모공은 보일 지언정 블랙헤드는 보이지 않을 정도의 관리는 가능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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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클렌저로 사용 시: 결국은 클렌징 오일의 2차 세안제
최근 파데프리로 다니면서 피부 화장은 유기자차+파우더팩트 혹은 투웨이케이크 정도로 끝내는 편이고, 그래도 클렌징은 오일로 제대로 해주는 편이었음. 글픽 설명에 자외선 차단제 클렌징이 명시되어있어서 어디 한 번 속 시원히 잘 지워지나 보자 했는데 세안 후 코에 블랙헤드들이 하나도 안 빠지고 불어나있기만 해서 결국 클렌징 오일로 다시 세안함. 심지어는 이 제품으로 세안 완료 후 조금 있으니 깨끗하게 안 씻긴 것 마냥 울긋불긋 트러블도 올라오기 시작함. 세안할 때 거품도 잘 나고 세안 후 촉촉한 느낌은 드는데 세정력이 충분하다는 느낌은 사실 잘 모르겠다. 차라리 클오 사용 후 2차 세안제로 사용하는 게 훨씬 만족스러웠음. 클레이 제형이라 피부에 닿는 느낌도 실키하고 거품이 나면서 풀어지는 과정의 촉감이나 세안 후 수분감이 특히 괜찮았다. 제품에서 은은한 해초향이 나는데 호불호 갈릴 수 있겠지만 나는 해초향 좋아하는 편이라 괜찮았음.
딥 클렌저로 사용 시: 얼굴 전체의 피지를 씻어내서 산뜻한 피부로 만들어주긴 하지만 모공청소는 안 됨
자차 세정에 실망한 다음 날, 다시 글픽을 켠 후 제품명이 아니라 카테고리를 보고서 제대로 이해함. 이 물건은 클레이 팩 "클렌저"가 아니고 "클레이 팩" 클렌저구나. 결국은 쉽게 씻겨나가는 클레이 팩이겠구나.
그런데 소위 말하는 모공 청소 클레이 팩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하느냐 하면 그건 좀 의문임. 상자에 표시된 설명대로 딥클렌징 시에는 500원 동전 만큼 짜서 얼굴에 도포하여 '1분 후' 씻어내라고 하는데 그 1분 동안 팩이 마르기는 커녕 척척한 상태 그대로여서 피지가 뽑혀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전혀 없음. 자고 일어난 후 피지가 살짝 올라온 상태에서 1분 이상 잘 말려 사용해봤는데 팩의 흡착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코에 쌓인 피지가 불어나기만 할 뿐 뽑혀나오지는 않음. 다만 어쨌든 제형이 클레이는 클레이인지라 얼굴 전반에 뿜어져나온 기름기를 걷어내서 산뜻한 피부로 만들어주기는 함. 특이한 점은 제형이 마른 이후에는 데일리 클렌저로 쓸 때와 다르게 거품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예전에 써봤던 다른 회사의 무화버터 팩클렌저(얘도 사실 이도 저도 아니어서 2차 세안제로만 쓰다가 끝남)는 마르고 나서도 거품이 잘 나긴 했지만 그 만큼 얼굴에 올리고 있으면 일정 시간 후 U존이 비누를 제대로 헹궈내지 않은 것 처럼 따끔따끔한 느낌이 있었는데, 얘는 마르고 나면 거품이 잘 나지도 않지만 그 만큼 피부에 자극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클레이팩을 하고싶으면 피지가 진짜 잘 뽑히는 클레이팩을 사고, 세안제를 사고 싶으면 내 피부에 맞는 세안제를 따로 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