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레드의 힘
어느 날 느닷없이 엄마가 이 쿠션 써보고 싶다 해서ㅋㅋ 모처럼 기회가 생길 때 일단은 조그맣게라도 작은 용량 버전만 사봤는데 정말이지 추억의 팬던트만큼이나 이리도 작은 것이 가격은 꽤나 나간다. 17호는 컬러 자체가 좀 누런빛이 도는 것 같아 21호 골랐었다.
1. 호수 컬러
제 개인 피부에 21호는 제법 어두웠다. 안 바른 쪽과 비교했을 때 톤이 확 가라앉는다. 못 바를 정돈 아니며 요새 흰기 많은 색조 많이 나와 그것들을 활용하면 되니까. 그런데 그럼에도 다음에는 17호로 살 것 같다. 바른 직후에는 나쁘지 않으나 다크닝이 좀. 아니 좀 많이 피부가 타들어가 구운 듯이 칙칙하여 난 또 피곤해서 눈이 어둠침침해진 줄 알았음ㅋㅋ...
시간이 지나자 피부 위로 군데군데 피부색과 안 맞는 컨실러 잘못 바른 것처럼 차이 나게 굳으니까 이 정도면 좀 누런기 감안해서라도 17호 써야할 듯ㅎ 그나마 다행인 건 베이스 그 고전적이고 고질적인 잿빛 현상이 적은 쿠션이기에 제게도 최악의 상황까진 안 감. => 그냥 위로도 컬러 호수 폭을 더 넒혀주라. 노란기 붉은기 없는 밝은 컬러도 뽑아주면 안 될까, 란 뜻.
2. 전체적인 제품 감상평
예상한 대로 상당히 쿠션 커버력이 잘 갖추어져 있지만서도 다른 쿠션 퍼프로 바르다가 확인해볼 때면 커버력은 높은 데에 비해 모공은 쏙쏙 피해 모공만 드러나길래 이... 뭐지... 했었다; 세 퍼프씩이나 그랬었음.
내장된 쿠션 퍼프로 바꿔 쓰고 나서야 좀 모공이 채워졌다. 레드 쿠션 내용물하고 궁합 괜찮게 쿠션 퍼프를 대충 만들지 않았나봄. 레드 쿠션 내장 쿠션 퍼프는 버리지 말고 같이 사용해보시길. 그리고 쿠션 퍼프가 흡수된 것처럼 쉬이 얼룩지지 않아 좋았음.
오롯이 피부를 감싼 사용감부터 아 이건 정샘물 스킨 누더 쿠션과 헤라 블랙 쿠션(리뉴얼 전. 현재 리뉴얼 된 헤라 블랙쿠션은 안 써봐서 모름) 이쪽 과다 여겨졌음ㅋㅋ 이쪽은 사실상 제 취향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한편으로 티르티르 레드 쿠션은 호수 색깔이 좀 그렇지 흙 구운 도자기 퍼석 텁텁한 표현이 상대적으로 덜하여 쓸 만했음. (호수 색깔 좀 그렇다 할지라도 위 두 제품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님ㅋ)
덧붙여서 내 느낌상 옛날 헤라 블랙 쿠션 스타일에 근접하지 않나 싶은데 좀 덜 텁텁하고 그만큼 쫩 붙진 않음. 개인적으로는 리뉴얼 전 헤라 블랙 쿠션보다는 더 괜찮게 느껴졌음. 가격대 높아도 헤라 옛날 블랙 쿠션 만족도를 넘어섰기에 값이 아깝단 후회는 그리 안 드는? 더 할인 들어가면 소비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그걸 다 떠나서라도 여러모로 외국에서 좋아할 만한 사용감 같긴 했음. 다소 시간 경과, 제 유분과 섞여 피부 화장 신경 쓴 물광 피부 표현이 빚어짐. 이때 웃으면 굴곡 패인 그 부분에서 미친 듯이 유분 넘치지만ㅜ 찬 계절이 곧 몇 번 숨쉬면 돌아올 테니 이 점이 좀 해소되지 않을까 염원해본다. 극에 치우친 글로우 쿠션 타입은 아닌지라 건성분들한텐 그렇게까지 굴진 않을 거임.
3. 외관 감상 및 그 외 얘기
시선을 끌어당기는 쿠션 케이스 색상도 이 쿠션에 힘을 실어주는 데 한몫했을 듯하다. 어딜 가든 눈에 띄게 원색에 가까운 레드 케이스가 숨 고를 틈 없이 시선을 압도한다.
레드 미니 쿠션은 좀 길쭉한 타원형 모양의 케이스이기를 생긴 건 좀 신기하고 컴퓨터 마우스 또는 아몬드 모양 같아보여도ㅋㅋ 그냥 원 모양 미니 케이스보다 은근히 쓰기 살짝 더 편한 것 같고 뭐 그렇다. 본품 큰 것도 보아하니 알 모양 같아서 매력 있더만ㅎㅎ
쓸 때마다 화장품 쿠션 특유향이 틈틈이 밀고 들어오는데 아직은 개봉 초반이라 그런 듯하다. 바른 후 그 향이 은은히 맴돌아 적응 되려면 서로 시간을 가져야 될 것 같다.
그리고👉👈 티르티르 레드 쿠션 사는 도중에 알게 된 사실이 있단 말야. 히히. 티르티르 모델 선정 미쳤네ㅋㅋㅋㅋㅋㅋ 이미 선구안이셨구나. 저를 위한 선물인가요 찐한 레드 와인에 취한 이 기분 달콤하다 달콤해. 정말. 놀랍다. 모델 선정 하나로 갑자기 브랜드 이미지 급 아련 그윽 감성 깊이감이 달라짐. 뭔데. 사랑인데. 레드가 잘 어울리는 남자. 블랙을 씹어삼킨 그. 내 마음의 레드와 블랙을 훔침. 역시 엄마 말을 잘 들어야 해. 엄마가 빨간 쿠션 원해서 선물해주려다가 볼 빨갛게ㅜ한 아름다움을 만남. 사진 하나 하나 다 예뻐서 눈물만 난다. 전 좋으면 우는 병이 있거든요. 흡흑. 울음 터지도록 벅차게 예쁘네요. 당신은 선물이에요.
아아. 울음 뚝 그치고. 결과적으로 제품은 괜찮았다. 엄마도 다음 번에는 본품 사야겠다 작게 입을 열었다. 한편, 대외적으로 틈틈이 알려진 제품이긴 하나 막상 구체적인 정보는 받기 쉽지 않아 나라도 나름 제품에 대해 자세하게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게 되었다. 도움이 되길 바란다.
++) 바로 추가글: 오? 글 쓰다보니까 이제는 먼 옛날이 되어버린ㅋㅋ; 더페이스삽 보라색 비비 아실까요?ㅜㅜ 그거 커버력 좋고 매끈하게 펴발리면서 그 당시 제품력도 좋았거든요 약간 그런 느낌이에요 티르티르 레드 쿠션이. 더 구체적이게 말하자면, 더페이스샵 보라색 비비 제품에 미샤 초보양 비비?인가 그거 한 방울 툭 떨군 느낌? 완똑은 아닙니다만 예 그렇습니다. 아 더페이스샵 보라색 비비 그립다ㅠ~ㅠ (아 근데 저 때도 하나같이 다 호수 색상만은 제겐 어두웠어요)
*아래 글은 티르티르 레드 쿠션에 대한 번외다.
1) 밝은 피부+ 붉은기 노란기 베이스(& 잿빛, 심지어 난 베이스에 잿빛 들어가면 사망 선고 받는 피부 가짐) 급격히 많이 타는 피부한테는 호수 컬러가 썩 맞진 않다. 아무리 다른 게 좋아도 컬러의 한계를 느낌. 다크닝까지 고려해서 구매 참고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2) 티르티르가... 국내 브랜드 아닌가? 정작 국내 브랜드인데 막연히 국내에서 구매하기 애매한 가격대와 접근성ㅎ... 점차 좋아지리라 바라다보겠다.
3) 이거 쿠션 퍼프도 따로 판매하는 것도 좋을 듯. 아니면 가끔 증정 기획으로 넉넉하게 넣어주심이 어떠신지. 써볼수록 쿠션 퍼프를 은근 잘 타는 쿠션이더라고요 이게.
4) 걍 모델이 레드급 심쿵 강렬해서 사진 더... 더... 더 줘... 쉴 새 없이 내어주라. 뭐, 브랜드한테는 좋은 현상이지. 귀한 화보 보다가 그이의 손에 들고 있는 저건 뭐지? 티르티르에 저런 제품도 있구나. 비단 쿠션만 있는 게 아니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알고 감이 있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