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취'보단 뭔갈 입히는 공간용 향수
*글로우픽 이벤트 제품제공
탑노트는 아로마틱 그리너리인데 처음 뿌렸을 때는 솔직히 자연물st보다는 잘 만든 방향제의 첫인상이 먼저 와닿았습니다.
그 뒤로 올라오는 미들은 꽤 전형적인 화이트플라워 계열. 커다란 부케 같기도 하고, 살짝 분내 같기도 하고, 화플 얘기할 때 자주들 말하는 크리넥스 화장지 냄새 같은 결을 오갑니다. 흔하디 흔한 노트 구성인데 이상하게 너무 뻔하게 끝나진 않아요.
흔할 뿐 더러 자칫하면 무겁고 텁텁해질 수 있는 조합인데 묘하게 정돈돼 있고, 공적인 분위기까지 품고 있어요.
그래서 그냥 탈취제를 뿌린다기보다 공간에 분위기를 한 번 입혀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면접실, 데스크프론트 뭐 이런 분위기요.
품명이 '코너를 돌자 네가 있었어' 인데, 길을 걷다가 이런 향이 먼저 스치고, 그 냄새를 인식한 채 코너를 돌아섰을 때 정말 상상했던 그대로의 여성분이 앞서 걷고 있을 것 같은 느낌도 있어요.
이 향이 재밌는 건 시간이 지나면서임..
저는 이걸 차에 두고 쓰는 중임 준중형 SUV 기준으로 출근해서 내리기 전에 두 번 정도 뿌려두고, 퇴근길에 다시 문을 열면 그때 남아 있는 잔향이 진짜 좋더라고요...
앞에서 말한 탑이나 미들 자체는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에요. 근데 닫힌 공간 안에서 시간이 흐른 뒤 남는 향은 전혀 다른 얘기..
앰버와 화이트머스크가 화이트플라워를 조용히 안쪽에 가둔 채 아래로 침전된 느낌이라 되게 낭만적이에요.
잔향을 맡고 있으면 차 안이 그냥 이동수단이 아니라 잠깐 머무는 또 다른 나만의 작은 방처럼 느껴집니다. 뭔가 만족스런 목욕 후 욕실로 워프한 기분도 들고요.
얘가 만들어두고 방치했던 Cipriani+Piccioni 플리를 다시 켜게 해줬어요ㅋㅋ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음. 어느날 셔플재생 켰을 때 Samba Della Ruota가 나왔는데ㅎㅎ 그 날 앞서 일어난 모든 일이 잠시나마 그저 헤프닝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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