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입력.
마침내. 대면. 그 이면. 기어코 여름을 부르는 치크다. 전부터 써보고 싶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만남이 잘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다 오랜 끝에 만났다. 발색이 좀처럼 잘되는 건 아니고 유약하다. 얼마 전 나온 신상 컬러들은 흰기 밀키 뽀용 타입이라 유난히 더 그렇게 느껴진다. 9호 구매해보는데, 본래부터 딱 복숭아 색깔을 물고 태어난 것 같다. 살짝 형광기 돌 듯 말 듯 피어난 피치 코랄함이 실물로 보면 더 여릿하고 해사하다. 이것은 즉슨 갓 태어난 볼 그 자체였다.
피부 화장만 해주고 9호 발라주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햇살처럼 깨끗한 느낌이 간직된다. 사뭇 아기 햇살 분위기. 이러니 다른 컬러들도 무척 호기심 내려앉는다. 사용 시 브러시보다는 퍼프로, 꼭 브러시로 바를 거면 빳빳한 모 상태 가진 브러시를 쓰기를.
한편, 물결 거울?로 된 은 케이스가 모처럼 아쉬웠음. 초점 흐린 비침이 울렁이는데 볼 때마다 어지럽고 계속 응시하면 헛구역질 나올 것 같음... 거울 겸 디자인 해둔 것 같으나 그 의도와 다르게 안쓰럽게 만들어버림. 손가락 지문도 지문이거니와 똑딱 케이스 열기 굉장히 힘듦. 여차 손톱 갈리도록 뻑뻑함. 안 내용물은 괜찮았는데 정작 케이스가 그 좋은 모든 걸 뒤엎음. 양질의 케이스 개선되면 몇 색상 더 사고 싶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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