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 않고, 빤히. 바라보게 되는
스트럿 레드. 하필 새빨간 치크 색상을 주셔서ㅋㅋㅋㅋ... 그치만 그것이 위기를 기회로 변신. 대박 이쁨요ㅠㅠ 실제로 봤을 땐 맑은 물 탄 코랄 레드 색감에 가까웠고, 진하다. 하지만, 막상 볼에 톡토독 발라주면 스미듯 엷게 살결이 비쳐져 여리고 어린 온도감을 선사함. 동시에 은은한 투명감을 빈틈없이 밴 느낌이었다.
아니다. 물보다는 눈물에 탄 붉은색이 더 가깝지 않나 싶음. 되게 희뿌연 느낌까진 아닌데 볼이 눈물에 번지게 젖어 그거 닦으려고 손등 비비다가 마찰에 의해 좀 벌게지면 아마 이런 색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데... ㅋㅋㅋㅋ 좀 지나치게 엷게 번져서인지 흐느끼게끔 몽롱하고... 몽환적인(?) 색감임.
그 왜 꽃봉오리 톡 건들면 활짝 피어날 때 그 붉은기가 손끝에 밴 듯... 그럴 듯 말 듯... 양볼에 봉숭아 물들인 느낌이 혈점처럼 고인다.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붉은기가 참 이쁜 듯. 화사한 꽃색부터 햇사과색도 햇살색도 다 생각나게 함.
첫 발색은 희미하다시피 엷다. 온 얼굴 혈색 찾는 정도. 미약한 색이지만 그게 오히려 유리빛 피부가 되어버리게 만든다. 여린 온도감이 실려 혈관이 비쳐보이는 색감이 이뻐죽겠음. (농도 잘 맞춰주면 촘촘하게 살 핏줄까지 비쳐보임.)
힌스 리퀴드 블러셔를 별자리처럼 콕콕 찍어 톡톡 펴발라주면 물기 진 제형감이 촉촉하게 올라가다 틈새 없이 싹 스며드는데 피부 표현이 뭐랄까, 섬세한 붉은기가 살에 젖어가는 것 같다. 물 흐르듯 촉촉하게 말간 속광 빚어낸 것 같이 입체적으로 윤이 남. 보송 매트 쿠션 발라도 속전속결 속광. 따라서 속 결 다 잡음.
겉보기엔 붉기가 짙어도 달리 몇 번이고 덧쌓아봤자 일정치 이상 눈이 아프도록 선명해지지 않기 때문에 원색에 가깝게 붉은 블러셔만 보면 소스라치게 놀라 겁먹는 분들도 힌스의 스트럿 레드는 경계 않고 바를 만하실 거임. 입술에 발라도 예쁠 만한 레드색이니까. 내막은 제일 인기 없는 색상인 것 같다만 난 광명 찾음.
다시 색에 관하여 돌아가서 따스한 햇빛에 혈색이 비친 듯한 결이 말간 볼의 절정을 세례 받고 온 모습 같았다. 햇빛에 조각조각 얼비친 투명함이 피부의 혈색을 비추며 저 밖까지 뚫고 나올 기세임.
그러면서 피브의 애프터스쿼트가 역동적인 색감이라면, 힌스의 스트럿 레드는 나른하고 아른거리는 온도색. 그렇다고 무조건 미지근함이 미적대는 색과는 결이 달라.
어른어른하게 오페라의 유령 여주의 볼가 색 표현이 왠지 연상된다. 어둠 속에서도 투명함을 잃지 않는 형상이기를. 전혀 형체 없도록 창백하거나 섬뜩한 색이 아님. 자꾸만 깨끗하고 맑게 갠 색이 눈에 맴돈다. 그렇기에 더욱이 그 사람이 가진 혈색을 가리기보단 그 사람의 고유 혈색이 새어나와 푸릇하게 살리는 느낌이 크다.
가까이서 보면 혈색인데 멀리서 보면 열에 살짝 달아올라 맑은 홍조 생긴 색 표현이 최고임. 속 피부에 밴 엷음이 베어문 듯 서서히 젖어가는 표현감마저 어리비치다보니 하 이러다 상사병 걸린 사람처럼 손에 못 놓을 듯...ㅋㅋㅋㅋ 속히 속광을 원한다? 힌스 듀이 리퀴드 치크를 업고 질주 고고. 한편 페도라 모자 쓰고 스트럿레드 하나만 바른 모습도 엄청 고상하면서 세련되게 이쁨. 하여튼 겁없이 이쁨.
기존의 것을 살짝 비틀어낸 웅장한 외관도 소장해주고 싶게 딱 좋음ㅎㅎ 이왕 갖는 김에 미적인 외관이면 더 좋으니까 말이다. 양이 적고 가격이 약간 애매하게 비싼 게 흠이라면 흠...이라 하지 말까. 다만, 아무래도 촉촉이 리퀴드 치크라 밀림 현상은 피해갈 수 없다. 발색은 옅으나 덧댈수록 눈과 연결지어 물들이기엔 아이프라이머 바른 부위가 슬슬 떠밀려 잔 덩이들이 옹기종기 엉겨붙어 있음. 그것만 주의하면 된다. 그 외 베이스 벗겨짐은 쿠션만 가볍게 툭 발랐음에도 과도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음.
어이쿠. 그만 성경문 급 감상평을 남겼는데 그럴 수밖에 없음. 첫인상이 넘 좋게 강렬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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