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도의 색,당돌하고 야릇한 미감 세럼
*매우 긴 글 주의. 이걸 다시 본 계기로 인해 첫사랑처럼 빠져버려서 그럼🤦♂️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니 사바사 주의. 너그러운 양해 바람.
그간 내 글픽 리뷰에 간간이 언급되며 소개드렸다시피 어쩌다 피브 컬러 세럼 작년에 영접하고선 이 아이한테 물들여졌는지 그냥 손이 마구 간다. 아예 이 아일 끼고 살았다 해도 그땐 그래도 무방함. (@ 피브 하이펏 컬러 밤도 색 보습 코팅용으로 괜찮았고 휴대 편하고.) 그치만 내가 살 적에도 제품력면에서 호불호 은근히 많이 갈리더라고. 내 건조의 늪에서 꺼내준 아이인데. 파데프리 메이크업 때 최고 좋았다 난 ㅜㅜ 특히 겨울...
그렇게 내내 기적같이 지냈다. 리퀴드 블러셔라 이름 붙이지 않고 컬러 세럼이라고 작명한 것에 걸맞는 촉촉함. 액상류 블러셔 느낌보다는 기초 세럼에 색소 똑똑 떨군 스며듦이다. 이 피브 제품이 컬러 세럼의 시초가 될 것만 같은 예감. 단지 수분감 있게 발리되 약간 프라이머 씌운 듯 미끌거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 여기서부터 호불호가 생기는 것이 아닐지, 싶다. 난 이를 딱히 장애물이라 여기지 않았다.
※※피브 컬러 세럼에 대한 한 가지 개인적 일화로 이 제품에 대한 참된 진가를 느꼈었던 날이 있다. 겨울 끝무렵 파데프리 화장한다고 물 먹인 퍼프로 선크림 두들두들 바르니까 너어어무 속당김이 심하게 올라오는 거임. (미스트 먹기기엔 좀 번들댈까봐 물을 선택했었지ㅜ) 피부 몹시 당기니 내 피부가 내 피부 같지 않은 기분을 경험ㅜ 도저히 이 통제불능 속건조를 견뎌내기 어려워 급한 대로 달바 미스트부터 뿌렸는데 일부는 해소되어도 어딘가 모자른 건조함이 부글부글... 그래서 그날 화장 계획에 없던 피브 리퀴드 블러셔 바르니까 이전보다는 몰라보게 속건조 달아나버림...! 그때서부터 넌 내꺼야 시전. 진짜 피브 컬러 세럼이 수분감 찰지고 살에 닿도록 촉촉하니까 휴우 무사할 수밖에🥺😭
그 이전까진 촉촉하네 좋다 이 정도로만 머물렀었으나 그 뒤로는 너 정말 되바라지게 좋은 아이구나, 더욱 호감 상승했다고 재차 말하며. 얘 안 펴바른 팔자주름 주변은 여전히 가뭄 상태인 걸 느껴보면 가뭄에 단비는 피브, 너가 맞다. (그 부위는 달바 미스트 뿌려댔다ㅋㅋㅋ 달바도 굿이다. 건조함 좀이라도 나아졌긴 했으니까. ) 피이브 덕분에 어느 정도 위기 모면해서 화장 잘 마무리하고 밖에 나갔다 왔었다. 피브의 역습이었음. 피브 만세. ※※
피브는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색감과 분위기를 일깨워주는 곳 같다. 그 발가벗겨진 환상통(?) 감성을 잘 살림. 내가 산 색상은 ■ 애프터스쿼트로 이 라인 중 비교적 안 알려진 색 같다. 여기선 핏어팻이 제일 유명한 듯하고 로지코지 색상이 잘 나가는 듯하다. 그치만 애프터스쿼트도 우리 기억해보자. 본연의 입술색처럼 진짜 너무 맑고 예쁨. 입술에 발라도 너무 예쁜 색인 거 있지. 꺽꺽 울어대고 싶다. 얘 바르면 태생이 붉은 입술이어도 더 붉게 예뻐지는 마법에 헤어나올 수 없다. (입술에는 지속력이 물임. 치명적인 물에 그침ㅋㅋㅋ 컬러세럼 애프터스쿼트 후 컬러밤 미닝아웃 완성시켜보셈. 투명 감성 돋음. 둘 다 테스트하러 고고. )
내가 적도 부근에 다다랐나 싶은 강렬함이 주어진다. 더위에 살풋 익은 붉은기가 겁없이 흐른다. 발발 미쳐 날뛰는 태양 아래서 일사병을 넘어 열사병 걸린 듯한 색감? 햇빛에 쿡쿡 찔려대며 다친 화상. 여름 햇볕에 어지럽게 달구어진 레드병... 모르겠음 일단 발라보면 돼. 그럼 여름이 기다려지는 색이란 걸 느낌. 여름에 이걸 안 바르면 여름이 온몸으로 와닿지 않을 것 같음 이젠. 아니 진심으로 얼굴에 열꽃 핀 것 같아서 기분도 이상하고 묘함... 근데 또 사람이 아파보이는 열감의 색이 아님. 되게 기묘하게 색 빠진 붉음임. 당도 높음 그런 붉은기하고도 다름. 걍 이건 땀에 젖은 열에 미쳐버린 현상을 색으로 시각적이게 표현한 것 같음. 수기 머금지 않고 열기 머금은 컬러로 그냥 뭘 어떻게 발라도, 열상 깊은 색감임. 열상의 순간이 애프터스쿼트라 보면 될 듯.
막상 애프터스쿼트 제형 짤 때는 맑은 핏빛 컬러라서 핏방울처럼 똑똑 떨어뜨려보지만 살살 번지면 흰 피부 홍조와 잘 어우러진다. 색도는 선명하고 화사한데 막 쨍한 느낌은 약하다. 점차 바를수록 붉게 무르익은 분위기가 달구어진다. 본능적으로 건드리고 싶은 볼이 뚝뚝. 반대로 얇게 올려주면 색감이 맑게 올라와서 피부가 곧 거울, 또는 피부가 거울에 비친 것 같은 착각을 선사한다. 양 들입다 퍼부으면 뱀파이어한테 피 빨린 인간처럼 해롭고 위협적인 혈색 결과물스럽기도 함.
그리고 신기하게도 애프터스쿼트가 제 입술에선 쿨기가 좀 도는데 양볼은 웜기가 도진다ㅋㅋㅋㅋ; 진심 기이한 구경했음. 같은 얼굴 하나에 부위별로 다 다른 느낌이 전해지다니. 바야흐로 계절이 추워서 쇄골 드러낼 틈 없었지만 쇄골 부위에 발라도 은은하니 예쁘고 코끝 살짝, 그리고 귀끝 또는 귓불, 귀턱 타고 목뼈 부근 내려가 저 멀리 팔꿈치하고 무릎 발목 복숭아뼈들...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들은 다 스미고 싶지 싶은데ㅜ 리퀴드 블러셔 특성상 묻어남은 피할 수 없는지라ㅜ 이런 갈망까진 셀카나 화보용 정도로만 해결될 것 같음. (눈 주위는 피해서 바르라 했던 것 같아 안 발랐었음. 뙤약볕색, 예쁘게 달구어진 색이 아깝.)
더구나 이를 비롯하여 지속력이 ...ㅜㅜ 어쩔 수 없이ㅜㅜ 리퀴드 블러셔에 지속력을 기대하진 않아서 난 진작에 마음 비움. 바르고 시간 좀 지나자 색감 증발에 눈물이 좀 나지만 괜찮아^^ 색 하나만큼은 혼절나게 예뻐서 무릇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들한테 다 발라주고 싶을 정도. 내 손으로 직접... 이면 더 극락이고... 네 이루어지지 않을 바람이구요. (내 최애한테 노메이크업 색상을 크흡)
/라로슈포제 로지 선크림 이런 거 후딱 발라주곤 피브 톡톡 마무리 장식해줄 때 이 세상 모든 맑음 생기 빼앗은 탱탱 볼따구됨. 파데 프리 메이크업 찰떡같이 완성시킴. 그 위에 삐아 다우니 치크(리뉴얼 전) 애플 색 발라주잖아? 나 죽음. 고자극 말간 색끼리 파데프리 척척박사임./
또 하나. 피브 리퀴드 블러셔가, 제가 잘 못 다루는 거일 수도 있지만, 약간 미끈한 오일감이 느껴져서일까 퍼프 사용하기보다 손가락으로 톡톡 얹어주는 편이 베이스 망가지지 않게 올라갔었다. 이게 다루기 쉬운 타입이 아니라서 한동안 헛둘헛둘거림. 자기 피부에 맞는 도구와 방법을 찾아야지만 빛을 발견하는 템이었음.
그나저나 지속력 때문에 그렇지 입술에 립밤 대신 부지런히 발라봤었거든. 무의식적 입술 물어뜯어서 얼룩덜룩 안 좋을 시기에도 얘 바를 때 따갑지 않았었다. 얼핏 립리프 얼라이브 색과인 듯한데 비교 발색은 안 해봄ㅋ
글을 끝마치며 촉촉한 생기 얻고 속건조 잃어 피부 목숨줄 구해줘서 고맙다. 용기 디자인부터 활기차고 건강한 느낌 팍팍 풍겨서 비건 타이틀과 잘 융합되어 탄생됐단 생각이 든다. 나중에 다른 색상들 추가로 나왔으면 좋겠음. 이를테면 연어색이나 퓌 럽미라이트와도 같은. 혹시라도 나올 때 이왕 좀 작은 용량으로. 1회당 극극극극소량만 덜어내니 내가 죽기 전까지 다 못 쓸 것 같아서ㅋㅋ 하다못해 지옥까지 챙겨가야 될 용량임.
번외로 초록색 검색창에 브랜드 '피브' 치니까 걸핏하면 내 의사와 상관없이 피부란 단어로 나왔어서ㅜㅋㅋ 지금도 꽤나 입지 탄탄히 다지고 있지만 어서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