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하게 아련한 관능미
처음 시향했을 때는 오래된 고급 호텔의 대리석 욕조 같은 느낌이었는데 내 피부에 착향했을 때는 왠지 모르게 절 냄새(인센스)가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조지훈 시인의 <승무>를 읽었을 때 떠올린 이미지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묘하게 아련한 관능미가 돋보인다. 유칼립투스 노트가 없었다면 흔하디 흔한 화이트 플라워 계열 향수가 될 뻔 했는데 유칼립투스가 신의 한 수. 원래 다른 향수 시향하러 갔다가 별 생각 없이 뿌려본 이 향수가 문득 자꾸 생각이 나서 결국 구매까지 했다. 내 인생 향수는 포오레라고 굳게 생각했는데 그걸 뒤흔드는 향수다. 포오레가 화려해서 단번에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면 카날 플라워는 왠지 모르게 자꾸 뒤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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