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고전
아줌마향수
독한 향수
마릴리먼로의 잠옷
샤넬의 상징
머리아픈 향수
의 이미지가 강하고
저 역시 하도 no.5 no.5 해서
20대 때 처음 맡아본 적이 있는데
아니 대체 왜?
라는 생각을 했고
너무 강해서 어떤 향인지도 모르고
그냥 웩 하고 말았었어요.
그런데 역시 샤넬향수는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 느낌이 달라지긴 하는 듯.
사실 코를 찌르는 듯한 강한 탑노트의 인상이
워낙 강하다 보니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법도 합니다.
저도 사실 자주 뿌리지는 않고
뿌릴 때도 외출하기 한 시간 전쯤
미리 뿌립니다. 그것도 단 한 번의 펌핑만, 살짝.
많이 무겁고 확산력 지속력 다 강해서
나가기 직전 뿌린다면
향수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민폐일 테니까요ㅜ
시간이 지나면 깊이감 있는 파우더리함이
주변을 가득 채웁니다.
흔히 말하는
엄마 화장대 분냄새같은
그렇지만 폭닥 포근한.
그래서 겨울에 살짝 뿌리기 참 좋아요.
많이 뿌리면
창문 잘 안 여는 추운 겨울에
여러 사람 두통 일으킬 듯.
이걸 뿌리면
무채색 정장을 입은 단정하지만
멋진 여성의 이미지가 떠올라요.
이 향수를 좋아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아마 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잔향 때문이실 것 같은데
저도 그렇습니다.
밤에 이거 살짝 뿌리고 잤더니
다음날 아침 여덟 살 딸아이가
엄마 목에서 엄청 좋은 향기가 난다면서
제 목에 딱 달라붙어 킁킁대더군요ㅎㅎ
데일리로 쓸 향수는 아니고
모처럼 패션에 힘준 날이나
특별한 날, 살짝만 뿌릴 수 있는 향수지만
공간을 지배하는 그 보드라운 파우더향이
참 매력적인 향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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