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렌징밤 세계관 최강자...?
클렌징에 투자하시는 분들 헛된 발걸음이 되지 않을 만한 제품력을 가진 것 같다. 올영 샘플 나눠줘서 내내 갖고 있다가 아무 기대없이 써봤건만 올리브영 내 브랜드 경쟁이 험하구나 이래야 살아남나, 싶었음ㅋㅋㅎ
내가 웬만해선 눈화장은 필히 리무버로 지우는데 처음 써보는 제품들 한 번씩은 그래도 눈가에 테스트 시늉은 해보려고 한다. 파머시 클렌징밤 한 움큼 덜어 얼굴에 고루 어루만져주니 흔히 내가 촛농 같은 발림성이라 칭하는 클렌징밤 특유 질감이 느껴지기는커녕 돼지 비계 덩어리처럼 허접하게 기름기가 뭉개지는 감촉도 전혀 없었음. 그리고 눈 주변에 펄 글리터 박제해둔 것도 클리오 마스카라도 서두르지 않고 어르고 달래면 가닥 속눈썹까지 싹싹 얌전히 사라져 있음. 혹시나 다 안 씻긴 잔여물이 낑겨 있을까 봐 점검 차원에서 리무버로 다시 닦아주니까 어느새 나뒹굴던 온갖 메이크업과 이별 당함. 유화도 후루루 순식간에 씻겨져내림.
무엇보다 눈에 자극이 별로 가지 않아 너무 만족스런 클렌징 하루였음. 항간에 순하다고 정평났던 클렌징 제품들조차 유독 내 눈에만 올라갔다 하면 백발백중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게 눈알 뽑혀지는 고통에 시달렸었지만, 파머시 클렌징밤은 달랐다. 아예 온순한 양까진 아니어도 어련히 잘 지워주는 동시에 고통의 세기가 천지차이임. 파머시는 애기 고통임. 응애.
잇단 칭찬 물결 속에서도 치명적임 단점을 꼬집자니 가격이 세다... 내겐 이 세상의 가격이 아니었어. 쿨럭. 이러다 나 마지막 잎새될 각. 눈물이 잎새처럼 떨어진다. 하물며 깔끔히 지우기 위해선 양을 무더기로 써야 해서 모순의 기로에 서있는 내 모양새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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