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에 어울리는 향
고등학교때 썼었다. 근데 지금 맡아봐도 좀 성숙한 향처럼 느껴지는데 고딩때는 어떻게 썼는지 모르겠네. 가을에 많이 뿌렸어서 이 향을 맡으면 교복입고 열심히 공부하던 가을이 생각남. 근데 지금 쓰기에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안 쓸 것 같다. 사촌동생이 맡아보고는 ‘외국언니들 향’ 이라는 피드백을 줬다. 확실히 어딘가 독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보통 조말론의 잉글리시 페어 앤 프리지아, 딥티크의 필로시코스처럼 브랜드 이름과 향수 이름을 따로 짓지만 ‘지미추’ 의 ‘지미추’ 라는 향수 이름에서부터 자신감이 느껴짐. 따로 향수 이름 짓지 않고 브랜드 이름으로 낸 여성향수. 뚜왈렛이지만 지속력 나쁘지 않다.
고딩때는 향수 좋아하긴 해도 잘 모를 때라 무조건 큰 용량으로 사는게 개이득인줄알고 100미리짜리 사서 질릴때까지 썼다. 근데 내가 향수 좋아하는거 아는 친구들이 내 생일선물로 돈 모아서 지미추 세트를 또 사준거임.. 향수랑 바디제품 등등 들어있는.. 나는 이미 이 향수가 있었는데 맨날 공병에 들고다녀서 애들은 같은건지 몰랐나봄. 선물 딱 열어봤는데 내가 쓰는 향수고 친구들이 눈 반짝반짝 그 장화신은고양이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거기다 대고 차마 나 이 향수 가지고 있다고 말을 못했다. 소심했던 고등학생은 어..? 이거 내가 좋아하는 향수인데!(구라는 아니니까) 고마워! 이러고 그냥 넘어감ㅎ 그래서 아직도 이 향수가 두 병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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