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우더리한 복숭아향
올 여름 향수를 네번정도 바꿨는데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향수가 없어서 한달에 하나씩 사다가 결국 정착하게 되었던 향수다. 요새 복숭아향에 꽂혀서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복숭아향 향수로 꾸준히 언급되길래 나의 첫 킬리안 향수를 구매함.
패키징만 보면 상당히 광공같고 죽음을 먹는 자들이 사용할 것 같고 범접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에 비해 향은 한없이 가벼웠던… 이것도 반전매력일까 ㅋㅋㅋㅋ 킬리안 다른 향수들은 그래도 패키징이랑 잘 어울렸었는데 유독 이 향만 굉장히 킬리안스럽지 않다고 느껴졌다. 근데 패키징은 진짜 너무 예쁨 ㅠㅠ 각진 보틀에 고급미 뿜뿜하는 각인, 짙은 파란색의 병과 양쪽 양각 디자인까지. 술병 같기도 하고 뚜껑에 음각으로 새겨진 K까지 그냥 완벽함.. (내 이니셜이 K라서). 그리고 리필도 가능하다고 한다.
하우스 이미지가 있으니 상당히 농축된 복숭아청 같은 느낌, 농염한 복숭아향일까? 라는 예상을 해봤지만 막상 뿌려보니 앞서 말했듯이 가벼운 복숭아 과일향이었고 여름과도 잘 어울렸다. 복숭아 아이스티가 생각난다는 평을 봤었는데 나는 그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살짝 파우더리한데,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원래 파우더리한거 싫어하지만 이정도는 괜찮았음. 그리고 복숭아 향수 하면 보통 달달한 복숭아향으로 많이 만들던데 그렇게 달달하지 않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고. 지속력은 짧은줄 알았는데 나는 못 맡을때도 친구들이 향 좋다고 호드백 함. 블라인드로 산거 치고 성공적이었다. 난 여름에 썼지만 봄여름 다 잘 어울리고 가을 겨울에 써도 이상하지 않을듯. 파우더리한 잔향 덕에.
다만, 50미리에 30만원이라는 극악무도한 가격에 비해서는 퀄리티가 그렇게 좋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향 좋긴 한데 10만원 초반대였으면 더 좋았을걸. 할인받아서 28만원에 구매하긴 했지만 그래도 비쌈. 가격도 무시할 수 없기에 별 하나 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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