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의 종이 상자와 달리 패키징을 뜯고 보이는 굉장히 심플하고 간단한 플라스틱 향수병 디자인에 제일 처음 놀라고.
포장지에 그려진 꽃 무늬를 보고 '붉은' 느낌의 향일거라 생각했는데 화이트 플로랄이 주를 이뤄서 놀라고.
또 심플하고 매끈한 보틀 디자인과는 달리 찐득한 튜베로즈와 자스민이 여는 크리미하고 벨벳처럼 화려한 오프닝 텍스처에 놀라고.
트레일도 길고 sillage도 엄청나요. 분사하면 50cm - 1m 조금 넘는 거리에도 느껴지는 존재감. 호불호가 명백한 향수에요. 느낌상 디올 포이즌라인보다 존재감이 더 크네요. (존재감은 더 크지만 그렇다고 더 다양하거나 복잡하진 않아요.)
자주 맡다가 정이 들긴 했지만 일상생활에 쓰기에는 민폐각입니다. 화려하기도 화려해서 정말 구찌스러운 퍼조끼나 실크셔츠을 갖춰입을 때만 소화할 수 있을거 같은 향이에요.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려하다고 했지만 구찌길티같은 도회적인 클럽가는 화려함은 아니고 중세 튜터왕조 때의 귀족소녀가 연상되는 화려함? 또 웃긴게 잘못하면 확 나이든 느낌이라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지 잘 선택하고 구매하셔야 할 듯 해요.
함축적인 보틀 디자인과 화려한 화이트 플로럴 때문에 구찌의 러쉬가 맨 처음 시장에 나왔을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심기도 하고. 의외성의 연속이에요. 좋은 쪽으로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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