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길티다 너가, 나의.
미친. 감히 베이스 브러시 중에 이게 최고다. 가장 쉽고 효과 명확한 모공 브러시로 스파츌라 이후로 내겐 혁명급임. 세상에 좋은 브러시 많다. 다만 살다 보면 바쁘고 지쳐 화장 공들여 바를 시간이 없다. 슬프다. 이렇듯 현실에 순응하며 색조 브러시는 그냥 빠르고 쉬운 편한 것들을 찾게 된다. 이때 모공 크고 넓은 피부 유형 달고 살아 더욱 난감해지기 마련, 나 같은 피부는 대충 화장할 시 피부 화장 세상 다 뜨고 뭉치고 아주 난리통임. 그러나 쿠모 핑거팁 브러시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에도 별 정성 들이지 않고 가뿐히 샥샥- 적나라한 피부 모공 빈틈을 고르게 매만져준다.
특히 콧볼 모공... 미친 거니. 왜 이리 쉽니. 남은 파데 잔량으로 모 한 가닥 한 가닥 잘 먹인 다음 몇 번 쓸어주기만 하면 도드라지던 콧망울 모공이 싹 가려짐... 그대가 나의 모공쟁이 구세주... 원래 이리 간단한 문제였다니 믿을 수가 없다ㅋㅋㅋ... 역시 도구가 중요하다. 쿠모 핑거팁 브러시 쓰는 것이 해결책임. 대왕 모공 순삭 브러시로 홍보해 유명해진 필리밀리 811 하고 비슷하거나 811가 좀 더 잘난 모공 삭제 수준인데 훨씬 피부 표현 면에서 깊이감이 다름. 이래서 돈 좀 더 주고서라도 비싼 브러시 쓰나 할 말 잃음. 왜 이걸 뷰티하시는 분들 다들 영상이고 제 주변이고 뭐고 얼굴 다크써클 같은 곳에 자꾸 등장시켜 쓰시는지 알겠음ㅋㅋ
필리밀리 811도 좋으나 정말 말 그대로 모공 가리는 용도 급급한 반면 쿠모 핑거팁은 그와 동시에 베이스 피부결도 좀 살려주는 듯했다. 꽉꽉 막힌 모공 빽빽함이 덜해서 그런가 피부 모공 완벽 처리감이라 보긴 어려운 피부 연출이 그런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전해진다. 그리고 세미 매트 파데를 왜 쿠모 핑거팁만 쓰면... 피부가 이렇게 보들보들해보일 수가 있나 싶더라ㅋㅋㅋ 그냥 쓸 때보다 약간 더 그 베이스 단독 장점을 잘 보여준다 해야 하나. 사실 필리밀리811 단점이 브러시가 자꾸 떡지고 떡지는 건 빨면 되는데 빡빡 잘 안 닦임ㅠ 그것도 쿠모 핑거팁은 심하지가 않았음. 검은 모가 뿌옇게 변하지 떡지듯 안 끈적이고 비교적 잘 세척됨. 따라서 전체적으로 다루기가 좀 더 쉽다.
얘가 블렌딩 필요한 부위는 어디든 다 써도 되는 멀티 브러시로 나온 것 같다. 솔직담백하게 피부 말고 다른 부위들은 다른 브러시들로도 만족 잘 되거든 (피카소 등등, 립브러시 역할도 쿠모 핑거팁만 쓸 것까진 없어보임. 굳이? 싶음.) 딱히 이것만 써야 한다는 깊은 감명이 없었구만 피부 베이스에는 얘가 신속하게 잘 해주니까 안 쓸 수가 없다. 뽈록한 모를 코 전체랑 코 주변 눈 밑 앞볼 그리고 눈썹 위 이마에만 쿠모 핑거팁 브러시 똥똥 두들겨 중간씩 쓸어주고 그럼 감쪽같이 끝나. 난 다크써클 밑 앞볼 모공, 미간 근처 이마, 그리고 콧볼 베이스 화장 때 많이 쓴다.
단지 가격이 눈 희번덕거릴 만해 세일 노려 사길. 보통 제품들은 비싸게 산다 한들 그냥 내가 한 일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에 그치고 말았는데 이건 돈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음. 여행 갈 때도 베이스 브러시는 다 됐고 이거만 있으면 될 듯. 나머진 퍼프로 두드리면 그만이고. 더구나 손잡이 부분이 약간 길이감은 있지만 얄쌍하고 적당한 크기의 파우치에 쏙 넣고 다닐 수 있으니까 말이다. 손잡이 중간대가 메탈 재질처럼 되어 있어 단단했다. 그래도 모는 그대로 훼손 안 한 채로 손잡이 짧은 버전도 나오면 환영할 것 같긴 함.
이거 리뉴얼 및 단종되면 진심 신발도 못 신고 뛰쳐나갈 것 같아... 쿠모 브러시가 브러시계의 거장이었나보다👏👏👏👏👏 언젠간 살 거야 하다가 말았던 날 용서해다오. 이제야 고해 성사한다. 뷰티 시장에 더 훌륭한 기술 발전이 있기 전까지 모공 베이스는 쿠모,다. 이후로도 꾸준하게 돈 모아 2~3개는 더 살 거다. 그러니 쿠모 핑거팁 브러시 자주 파격 세일해주실 거죠?🥺 당신 유해해. 또 갖고 싶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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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19추가/ 진짜 혁명임... 혁신적인 핑거팁... 이제서야 맞이하다니. 약속날 기초 가볍게 바르고 네이처리퍼블릭 진생로얄 프라이머(쓰면 쓸수록 진국인 아이👍 네이처는 이걸 홍보했어야 했다)랑 코 부분은 넘버즈인꺼 아주 쬐끔 덜어 바른 다음 쿠모 핑거팁 브러시로 스킨푸드 프로폴리스 쿠션 얇게 샤샤샥 옮김. 저는 쿠션이 손에 익어서 약속날에도 집에서 쿠션 쓰고 나갈 때가 많아요ㅋㅋ...
암튼 그러니까 8시간 넘게 깡깡 돌아다녔는데도 멀쩡했답니다. 파데도 아니고 쿠션이 흐트러짐 희미하다시피 하는 거 어렵잖아요. 원래는 이 겨울에 몇 시간 지나면 어쩔 수 없이 들뜬단 말이죠. 그날 립은 지워지고 아이라인은 뭉쳐 무너져가는데 베이스는 처음과 거의 다를 바 없이 평온했던 모습에 너무 기뻐서 뒤로 까무러칠 뻔. 몸은 녹초가 되어 낑낑 이러고 있구만ㅋㅋㅋ 피부 표현도 적당히 빛나고 보송보송하게. 모공도 촘촘히 가려주되 두텁지 않고.
앞으로도 쿠모 핑거팁 단종 나는 결사 반대요. 단종은 아직 예정에 없지만 줄줄이 단종 루트 탄 애들 이별 고하고나선 단종 트라우마 걸림... 단종될 거면 태어나지도 말았어야지🥲 아니야. 태어나는 것 자체가 소중한 걸. 그니까 내 말은 가능한 한 오래 버텨 살아달라고... 계속. 견뎌.
+++) 헤라 실키 스테이 파데 같은 바르고 이내 곧 픽싱되는 것들은 궁합이 좀 안 맞는 것 같음. 좀 떡지듯 발림. 그런 것들은 스파츌라 또는 그냥 바르는 편이 나음. 그것만 좀 주의하면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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