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사용해본 제품은 클리오 크리스탈 글램틴트입니다. 사실 클리오 하면 섀도우 팔레트나 아이라이너 같은 색조 제품이 먼저 떠올라서 립 제품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상 써보니 꽤 만족스러워서 후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선 패키지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름처럼 투명하고 영롱한 케이스가 눈에 띄었어요. 그냥 단순히 플라스틱에 색만 입힌 것이 아니라, 빛에 따라 반짝거리는 유리구슬 같은 느낌이 나서 파우치에 넣고 다닐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튼튼하기도 해서 가방 속에 넣어 다녀도 쉽게 흠집이 나거나 깨질 걱정은 없었습니다.
발림성은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흔히 글로시 틴트라고 하면 끈적이거나 두꺼운 오일막 같은 질감이 먼저 떠오르는데, 크리스탈 글램틴트는 그 점에서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입술 위에서 미끄러지듯 발리면서, 한두 번만 쓸어주어도 색이 고르게 올라옵니다. 특히 거울을 보지 않고 대충 발라도 경계가 지저분하지 않게 발색되는 점이 편리했습니다.
발색력은 중상 정도라고 느꼈습니다. 한 번 발랐을 때는 은은한 색감이 올라오고, 덧바르면 점점 선명해지는데 그렇다고 과하게 진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데일리로 사용하기 적합했고, 출근할 때나 약속 있을 때 모두 무난하게 바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사용한 컬러는 맑은 레드톤이었는데, 피부 톤을 밝혀주는 효과가 있어 칙칙해 보일 때 바르면 얼굴이 환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광택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립글로스처럼 번들거리는 유광이 아니라, 촉촉하게 물을 머금은 듯한 반짝임이라서 입술이 훨씬 도톰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빛을 받으면 은은하게 반짝이는 펄감도 있어서 단조롭지 않았습니다. 특히 밝은 조명 아래나 햇빛에 비췄을 때, 입술이 유리알처럼 맑아 보여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지속력은 솔직히 말하면 아주 강력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음료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 어느 정도 컬러가 지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고, 유분기 있는 음식을 먹으면 광택감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틴트답게 색소가 어느 정도 입술에 스며들어 맨 입술처럼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식사 후에는 휴지로 살짝 정리해 준 뒤 덧발라주면 처음과 비슷한 상태로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수정 메이크업이 어렵지 않다는 점은 장점이었습니다.
보습력도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저는 입술이 쉽게 건조해지는 편인데, 크리스탈 글램틴트는 오일 성분이 들어 있어서인지 바르는 순간 촉촉함이 꽤 오래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아예 립밤처럼 갈라진 입술을 회복시켜 주는 정도는 아니어서, 건조한 계절에는 바르기 전에 립밤을 한 번 깔아주고 사용하는 게 더 편했습니다.
향은 달콤한 과일향이 살짝 나는 정도였는데, 강하지 않고 은은해서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민감하신 분들도 크게 부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정리해보자면, 클리오 크리스탈 글램틴트는
• 투명하고 예쁜 패키지
• 가볍고 균일한 발림성
• 부담스럽지 않은 발색
• 입술을 볼륨 있게 보이게 하는 광택감
• 무난한 지속력과 수정 용이성
이런 특징을 가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출근할 때는 한 번만 발라서 은은하게 연출하고, 약속이나 모임이 있을 때는 두세 번 덧발라 광택감과 발색을 살리는 식으로 활용했습니다. 다양한 상황에 맞게 조절해서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역시 지속력이 아주 강하지는 않다는 것과, 입술이 심하게 건조한 날에는 조금 더 촉촉함이 아쉬울 수 있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하지만 수정이 간편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커버 가능한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총평하자면, 화려한 틴트보다는 투명하고 반짝이는 느낌을 원하시거나,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얼굴 톤을 환하게 살려주는 립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께 잘 맞는 제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재구매 의사도 있고, 다른 컬러도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데일리용으로 쓰느라 거의 다 써버려서, 새로운 재품 믈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