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사이클 로우 사용. 저번 제품이랑 뭐가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전 버전은 단종된 듯..
루나컵 스몰을 이 년간 쓰다가 꼬리 부분이 찢어져서 페미사이클을 시도했다. 루나컵은 양 많은 날엔 무조건 샜는데, 이건 루나컵보다 용량이 약간 큰 데다 새지 않는다는 광고에 혹함.
구매 전 찾아봤던 후기들 중 상반된 것들이 많아서 궁금했는데, 초보자한테 쉽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난이도 극상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써 보니까 양 쪽 후기가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는 듯.
- 루나컵 같은 컵형 생리컵 쓰다가 페미사이클로 바꾸면 장단점이 있다. 컵형과 항아리형은 넣고 빼는 요령이 달라서, 컵형 쓰던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
- 개인적으로는 처음 쓸 때가 가장 힘들었다. 다른 제품이라도 이제껏 생리컵을 써 왔는데 페미사이클은 나름의 룰이 있는 것 같았음.. 처음 생리 주간은 그냥 사용법을 알아간다고 생각하고 컵을 참아주는 게 마음이 편할지도..
- 높이가 짧고 너비가 긴 항아리형이라 컵형 생리컵에 비해 넣기 힘들다. 그런데 요령을 터득하면 안으로 쑥 빨려들어가서 질 입구만 잘 통과하면 나머지는 수월.
- 컵이 질 안으로 쑥 들어가서 이물감은 루나컵보다 훨씬 덜하다. 착용한 것조차 잊을 정도.. 그런데 너무 깊게 들어가서 처음에는 어디까지 들어가나 싶었다. 루나컵 쓸 때는 질 입구에서 꼬리가 바로 만져졌는데, 이건 손가락 한 마디 이상 들어가야 고리를 찾을 수 있어서.. 괜히 로우를 샀나 싶었는데 그만큼 들어가서 이물감 없이 편한 것 같음.
- 그만큼 깊게 들어가도 뺄 수는 있다. 몸 이완하고 소변보는 것처럼 힘 주면 컵이 아래로 약간 내려오는데, 고리를 손가락 마디에 걸고 찬찬히 빼면서 실링을 풀어줘야 한다. 고리를 잡지 않고 실링을 풀기는 어려웠고, 손가락은 중지보다 검지 쓰는 편이 나았다. 컵이 깊게 들어가서 그 안에서 헛돌면 고리 찾기가 어려운데, 이때도 심호흡 하고 힘 빼면 시간이 좀 걸려도 해결 가능. 실링이 잘 되면 컵이 돌지 않는다.
- 실링 확인이 안 되는데 이게 가장 짜증나는 점. 루나컵은 잘못 들어가면 이물감이 바로 느껴져서 알 수 있는데 이건 잘못 들어가나 바로 들어가나 이물감이 없어서 착용한 느낌으로는 모른다. 손가락으로 컵을 더듬어서 적당히 가늠해야 하는데 이건 며칠 쓰고 나서 터득할 수밖에 없는 듯.. 실링이 되면 고리 주변이 평평하게 느껴짐.
- 새지 않는다고 하는데 양 많으면 샌다. 그러나 컵형처럼 잘못 움직일 때 울컥울컥 새는 느낌은 없음. 그냥 잔잔히 컵 주변으로 소량씩 묻어 나오는 정도. 안에서 항아리 모양이 꽤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듯.
- 실링 풀 때 컵 안에 고인 양이 많으면 바닥이 바로 피투성이가 되니 주의할 것.
루나컵은 진입장벽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몇 달이 걸리도록 새로운 요령을 찾고 탐폰하고 병행하면서 썼는데, 페미사이클은 초기 적응이 좀 더 힘들지만 적응 기간 자체는 비교적 짧은 것 같다. 루나컵 쓸 때 있었던 방광압박이나 질 입구 이물감이 없는 건 아주 만족스럽지만, 생각보다 용량이 작은 듯해서 아쉬움. 나중에 레귤러 사이즈도 구매해 볼까 고민 중. 아예 틴사이즈나 레귤러 사이즈와 세트로 사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