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문 색감에 블루문 닮은 분위기로
*25년 2월 16일 리뷰
*제 긴 글 읽으실 건가요? 진짜로?
*이 글 지나가도 돼 3호 단종만 하지 마
매니큐어 용기가 꽤나 다른 의미로 인상적. 작고 또 작다. 어둑한 립 플럼퍼를 산 거니까 용량 작아도 상관없는데 용량 대비 가격 비싸다... 그나마 내가 거두어간 색상이 '무드 체인저'라서 양을 적게 쓰니 덜하겠다 싶었다 하기도 무섭게 막상 듬뿍듬뿍 떠다 바르고 있더라^^...
1)
한동안 컬러 체인지 색조에 빠져서 조금씩 모아봤었던 제 기억에 의존하며... 하트퍼센트 무드체인저는 일종의 블랙립이라지만 좀 더 구체적이게 색을 바라다볼 때 검은 포도빛을 품어내 퍼플 블랙에 가까웠다. 이리도 알알이 익어간 오디색이 시간에 따라 희미하게 색 빠지면 자수정 빛을 띠기도 한다. 그속에 회보라 한 방울 번진 건 존재하나 그렇다고 보랏빛 입술이 되진 않는다.
색 전체적으로는 블랙문인가 싶도록 어둑하고 고요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이대로 채도 품은 립들 이 무드체인저의 검은 물결 불어넣어주니 그윽하고 어스레하다. 이 색만의 검은 바다 덮치면 은연중 사과립도 독사과립이 된다ㅋㅋ... 여기서 이제 은은하고 비밀스럽게.
차가운 느낌의 립들과 잘 어울리며, 언뜻 푸르스름한 색감도 얹어져 블루문 떠오르는 듯하게 오묘하고 신비한 기운까지 흐른다. 본체가 블랙 립글로스 제형인지라 투명하게 어린 광이 돌고 그로 인해 흐릿한 색감에 그쳐 독사에 물린 것 같이 입술이 시퍼레지는 건 없다. 그저 색을 차분하게 눌러주는 데 큰 공을 세운다.
또한, 이 립을 단독으로 발라도 미세한 검은빛 둘러싸여진 정도라 괜찮음. 그럼 절제미 끝판왕, 색을 덜어내고 덜어내고 또 덜어낸 그 느낌 또한 매력적임. 제 입술색과 얽혀 무채색은 아니지만 무채색에 가까운 유채색이 번지고 만다.
2)
어딘가 관상용 립스러운 얼터너티브스테레오 소다 문은 밀키한 하늘색이 기반이라서 그런지(동화 속에 나오는 색감 같아서 그만 사버렸던 것이 이리도...) 은하수빛 싣고 와도 좀 예쁘게 발라주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되며, 그토록 바라던 색감마저 어느샌가 사라져 있음.
이런 립들에 지속력을 크게 바라진 않습니다. 지속력이란 희망을 걸지 않고 지워질 때 지워지더라도 예쁘게 지워진다면 그걸로 됐다. 그렇지만 흰기 뽀용립 소다문은 그 지워지는 것조차 아슬아슬한 나머지 손이 자주 갈 수가 없는데
하트퍼센트 무드체인저는 어둑어둑한 블랙 립 글로스인 점이 좋은 작용했는지 활용도 잘 되고 무난하게 스윽 지워지는 것 같다. 앞서 그랬듯이 제형 특성상 지속력은 금방이라도 걷힐 것처럼 없다... 하하. 그래도 어디 잠깐 나갈 때 생각보다 손이 쭉쭉 가는?
빈틈없이 바를 때마다 끈적하거나 축축하지 않고 겨울 칼바람에 견딜 만큼 촉촉한 보습을 아낌없이 퍼부어선 입술이 마른 달 될 일 없음. 한편, 공중에 흩날린 향이 맵고 싸하다. 박하향이 화르르 피어오르는데 동시에 플럼핑 효과를 일으켜 정말로 박하사탕을 입술에 비벼댄 것 같은 기분이다ㅎㅎ;
지금은 겨울이고, 플럼핑 효과 때문에 입술이 더 시리다^^...오소소 오한 돌게 떨진 않는데, 그렇다. 그렇게 서늘한 여자가 돼...
(섬뜩하게 찌릿찌릿하진 않지만 플럼핑 효과 자체가 없는 컬러 체인지 또는 투명 립글로스가 의외로 귀하네요ㅎ 은근 치명적이야)
*브러시 타입이 아니고 투명 막대기 팁인 점이 매우 좋았어요! 끈끈한 점성 직전 매끈한 발림성과 잘 어울리고 질질 흘러내릴 것만 같아도 제형을 옹골차게 꽉 붙들고 있더라고요ㅋㅋ
3)
그럼에도 간간이 바르다가 겨울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더 많이 바른단 말이지. 시간의 바다를 건너 예전에 사다둔 건데, 그게 검은 씨앗이 되어 줄기째로 뻗어나간다. 검은 달을 닮은 하트퍼센트의 무드체인저, 아무 립 위에다가도 줄기차게 검은 절정을 담아 내내 어스름한 분위기를 누린다. 색이 어른어른하게 떠돌 뿐 검은빛이 안 심해서 그리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을 거임. 검은 달빛(?) 못지않게 촉촉한 입술 표현도 잔잔하게 그려지고 다른 립들과 잘 섞여 들어감. 단지 지속력이 약해 또다시 원점이긴 하다만, 이미 헤어 나올 수 없이 취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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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안 읽어도 됨) 발견의 축복)
- 알아버렸습니다 1)
나만의 빛과 소금 레시피.
삐아 레디 투 웨어 워터 05 웻 플럼과 하트퍼센트 립 플럼퍼 03 무드체인저= 사랑... 이게 사랑이지. 경이롭게도 천상의 겨울 조합을 알아버려서, 극락을 알아버렸습니다.
(삐아 저 레디 투 웨어 워터 립스틱 라인 그 자체로도 이쁨. 촉촉하게 젖은 색감+ 물 어린 광택감+ 겨울 방패 보습 탄탄)
=> 내 기준 엄청난 걸 알아버렸다...임.(꿀조합) 이 조합대로 숨 쉬듯이 바르고 나가는데 아직도 안 질려 여전히 내 애정 조합... 너무 좋아서 팡팡 코피 터짐.
이 조합 결과로 하트퍼센트 무드체인저 평 4점 후반대까지 나 줄 수 있어짐. 구매 초반 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ㅋㅋ 남은 별 하나 갑자기 떠올라 단숨에 등극
그리하여 무드체인저는 검은 올가미가 되어버림. 우연적인 필연이 되어버렸다. 삐아 웻 플럼&하트퍼센트 무드체인저, 이렇게 세트로 다 닳아가면 또 세트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음ㅎㅎ... 아직은 못 잃어
인생 레시피까진 모르겠고, 아무튼 사랑함. 여기서 사랑했다(...)가 되지 않기를... 왜 나를 미아로 만들어 그간에 거쳐간 단종템들아.
- 참고로, 컬러그램 누디 블러 틴트 '데드로즈'와 섞어 써도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걸요? 이 조합도 심장 떨리게 앓는다. 컬러그램 누디 블러 틴트 이번 레드에 블랙 한 방울 밤(레드 밤) 시리즈로 다들 레드화가 되는 거야 이랬었건만, 혹시나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조합해봤더니 최고조 이쁨~~
이렇듯 어둠속 한 줄기 빛처럼 꿀범벅 조합 발견이 어쩌다 나오는 까닭에 무슨 립이든 무드 체인저를 섞어대는 일이, 성공하면 꽤나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져서 이 결말 놓을 수가 없어ㅜㅋㅋㅋㅋ 사막의 선인장 같은 존재야,라고 매듭지어본다.
👓🕶👓🕶👓🕶
- 알아버렸습니다 2)
*아 이 칠흑 같은 세상에 극락을 또 알아버렸습니다. 맨 입술에 발라도 이쁜 '힌스 블랙펄 워터 글로스'. 이게 밤하늘 별빛을 연상케한다. 미세하게 다채로운 펄이 우주먼지처럼 떠돌거든 그게 우주빛 표현처럼 만들어준다. 그러면서 단조롭지 않고 매끈한 광택감이 차오른다. 이대로 우주 속으로,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이곳에 나 영원히 갇힘.
그냥 매끈한 블랙 립글로스 쓰고 싶으면 달그림자 무리지어 하트퍼센트 무드체인저 쓰고, 이윽고 펄까지 더해주고 싶으면 힌스꺼 쓴다. (둘 다 어느 립이든 웬만큼 소화가 된다.)
캄캄한 밤하늘 색감의 힌스 블랙 펄 립글로스, 도시의 밤이 생각나는 블랙펄 립 얼마나 이쁜데... 이 작은 것을 그러쥐고는 드는 생각은. 너 왜 증정품이야ㅜㅜ 조만간 본품 출시되는 거죠? 그렇다고 말해줘요.
컬러 체인지 색조들에 대한 마음 좀 사그라든다 싶더니 힌스 증정 블랙 펄 글로스가 다른 블랙 립글로스들도 들이고 싶은 마음을 불 질러버림... 망했다. (더 망쳐줘ㅜ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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