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의 발자취를 알아가는 매력
그리고 노력. 사력을 다해 샅샅이 찾아본다. 내가 맡은 향이 이 향인지 저 향인지 향 이름 좀 작게라도 새겨줘라... 시향지로 향 경험해봤다. 향수명이 이거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 오렌지 만다린 귤 껍질이 온 공간에 바다 위로 번져가는 노을처럼 드리운다. 과육의 달큰한 상큼함이 중점적으로 에워싸며 그것이 꼭 발랄하다기보다 살짝은 묵묵하게 감싸온다.
한켠에는 숲의 정령이 온 주위를 감싸고 도는 듯한 공기의 움직임도 신비롭고 비밀스럽게 희미하다. 그건 어쩌면 숲의 정원향이라 보면 되는 걸까. 연이어 보물찾기하듯 숨겨진 알싸하게 쌉싸름함도 미세한 기울기로 올라타 결코 향이 무겁지 않았다. 오랜 잔향도 괜찮았다.
끝으로 아쿠아 디 파르마 시향지 모양이 반듯하게 각진 게 예뻐서 내내 갖고 있게 된다. 기어이 향이 멎어도. 그렇게 지갑 속 바랜 사진처럼 들고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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