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커리쉴 에프터 살롱
집에 종류별로 트리트먼트는 많지만 워시 트리트먼트를 선호하는 취향임을 먼저 밝히며. 엘라스틴 단백질 10000 트리트먼트 싹싹 긁어 잘 썼다.(> 양 아끼지 말고 한 움큼 덜어 듬뿍 먹여 적시면 좋다. 향도 은은, 효과도 괜찮음. 개봉 후 시간 지나니 잔향이 더 좋은 듯👍) 이어서 커리쉴 제품 바꿔봤다.
제형감이 미쳤다. 크림 치즈처럼 손바닥 붙였다 떼면 쫙쫙 늘어남. 쭨득쭨득 꾸우우덕한 고영양 찰진 크림이 모발 깊숙이 배여 흡사 헤어팩 해주는 것 같았다. 머랭쿠키 크기만큼 콕 짜도 충분하다. 그리고 모발 끝부터 켜켜이 발라 시간 텀 두고 머리 말렸다. 고농축 제품이라 이 정도 영양감이면 아무리 씻어내는 트리트먼트라도 금방 유분기 돌거나 어딘가 무겁고 끈끈한 감 번번이 느껴지던 걸. 하지만 이 제품은 그런 게 크게 없었다. 적당한 헤어 트리트먼트 정도에 멎는다. 참으로 바람직하다.
이후 간신히 붙잡고 버틴 머릿결이 차츰 살아난다. 삽시에 푸석한 머릿결이 비단결처럼 변신하진 않아도 머릿결이 좀 보들보들해짐. 머리 빗질도 쭉쭉 막힘 없이 뻗는다. 머리 엉킴이 부쩍 줄어든 듯.
커리쉴 덕분에 마음껏 머릿결을 부드럽게 헤집는다. 괜스레 자꾸 내가 내 머리칼 스르르 만져보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모발에 윤이 난다. 기름지지 않은 건강한 엔젤링 흐르는 윤 같이. 결과물이 괜찮아 에프터 샬롱 케어 이름 착착 잘 지었다고 이름 효과가 와닿아짐. 발등에 불부터 꺼야 하는 모발 건강을 이제 겨우 일부 간신히 되돌린 느낌이랄까.
외관상 보로탈코처럼 파우더리한 향 기반된 화이트 플로랄 향일까 뭔가 기대 반 걱정 반이었건만 향기가 의외였다. 개봉 즉시 딸기 물약 냄새 잠깐 났다가 이내 흔적 없이 사라지고, 내가 알던 커리쉴 향과 정반대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향이 고인다. 그 전에 쓰던 커리쉴 모이스처 카밍 샴푸 향 맡을 땐 안 이랬거든. 그 샴푸 향을 먼저 설명하자면, 커리쉴 헤어 제품다운 가공된 복숭아 향수 냄새가 마구 다그친다. 먹구름 짙게 깔린 고혹하고 고독한 분위기를 굳힌다. 그런 분위기 한바탕 묵직하게 깔고 가는데 애프터 샬롱 헤어팩 트리트먼트는 그에 비하면 차분하게 은은한 수준.
사실 기존 농밀한 복숭아 향, 그 향이 싫진 않은데 몸에 뿌린 게 아니고 머리 감고 나와 얼굴 박다시피 가까이 향을 맞댄 채 계속 지내야 되니까 남몰래 코가 쉽게 피로한 느낌이 들곤 한다. 두텁고 무거운 향이 진하게 오래 가서 그런가. 개인적인 소감임. 매일은 아니고 가끔씩 쓰면 괜찮은 향의 커리쉴 제품. 조금 거리감 두고 맡으면 괜찮기에. 달리 애프터살롱 향은 가벼워서인지 코가 좀 편함. 폐부 갑갑함이 현저히 사그라든다. 커리쉴 고유 향기도 그렇고 에프터샬롱 향기도 그렇고 주변 사람 반응이 더 좋은 향이더라. 좋은 향이 난다는 소리 듣게 된다.
어쨌든 간에 향이 풍만하면서 사용감도 풍부하여 확실히 헤어 케어해주는 느낌 제법 든다. 지금 계절엔 퍽 쓸 만함. 이걸 세트로 받아서 써본 건데 물건이다. 트리트먼트는 직접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집에 있을 땐 아까우니까 집에 있는 노워시 헤어 제품들 쓴다 한들 제 모발에는 씻는 트리트먼트가 가장 잘 맞는 듯하여 각 브랜드들이 향 좋은 씻는 트리트먼트 많이 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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