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있는 거라도 깔끔히 없애버리자
작년 12월, 어김없이 딜로 구매. 이때 '센시멘드'라는 브랜드를 처음으로 알게 됨. 닥터그루트 헤어 트리트먼트 (힘 없는 모발용) 한 통 비운 틈 사이 앞으로 엘라스틴 단백질 10000 트리트먼트랑 번갈아쓰려고 한다. 난 씻는 헤어 트리트먼트를 선호하므로 집에 있을 때 주로 쓸 법한 모양새다. 또한 나로 하여금 헤어 오일 및 헤어 에센스는 날씨가 쌀쌀해질 시기 맞춰 서둘러 공병내야 한다. 그런 류들은 그때에만 겨우 쓸 수 있으며, 원래는 잘 안 쓰고 만다.
워낙 내 모발은 아무리 가벼운 제형일지라도 물기 푹 젖은 머리에 발라봤자 모발이 엉켜 떡지는 경향이 생기더라고... 그리고 제 몸이 트러블에 병적으로 취약하여 뭐가 잘 일어나기도 하니... 이렇듯 노워시 헤어 제품들은 어쩔 수 없이 기피하는 유형에 해당된다, 이 말씀을 먼저 올리고 시작해야 제 글 읽는 분들께 이런 제품에 대해 조금은 강제로 회의적인 까닭이 이해가 가실 것 같다.
사용법은 별 거 없고, 머리 감고 난 뒤 젖은 머리카락 끝 부분 영역 한 줌 덜어 펼쳐 발라준다. 그 다음 마른 수건으로 머리 물기 쫙 빼는 순서로 겉에 남은 오일감을 스치듯 닦아낸다. 퍽 내가 욕실에 둔 이유이기도 하다. 녹색 용기가 작지만 얄쌍하고 다소 긴 펌핑 형식이라서 욕실에 두고 써도 오염 없이 괜찮은 것 같다.
사용감은 헤어 에센스와 헤어 오일 중간 느낌. 옛날 미쟝센 헤어 세럼 라이트 버전보다도 살짝 더 가볍게 펴지나 모발 영양이 전달되는 힘은 전혀 없지 않은 농도감이다. 되레 부스스한 머릿결이 한결 차분하게 잡힌 듯함을 몸소 깨닫는다. 모발이 부드러워지는 건 모르겠는데 빗질이 수월해짐. 내가 지성 샴푸를 써서 보통은 머리 말리고 빗을 때 매끄럽게 빗겨지지 않거든. 그저 돌고래떼 유영하는 듯한 손길에 따를 뿐, 빗질이 손길처럼 느껴질 새다. 머리카락 한 올마다 결 따라 살랑여서 아 비건 실키 오일 헤어 에센스가 맞구나, 싶다.
향은 미용실에서 나던 진한 향에 플로럴향이 살짝 더 첨가된 듯한 매 풍김이었다. 생각보다 유치하고 값싼 향수 냄새를 짊어지진 않았다. 풍미 짙을 듯 말 듯 새콤 달달한 꿀냄새가 잘게 쪼개진 자연 바람과 공기 따라 부유한다. 구태여 내뱉는 호흡에 몸을 맡기지 않아도 향이 은근 오래 머물렀다. 꿀향과 꽃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헤어 제품이라 무난하게 쓰기 괜찮다.
80ml라 양 작아보여도 50원 동전만치 써서 그리 헤프게 닳진 않는다. 오히려 헤어 오일 잘 안 쓰는 사람인지라 크기가 작아서 좋았다ㅋㅋ... 최대한 집에 있는 거 다 쓰고나서야 새제품 구매 장만하려고 씻는 트리트먼트는 외출 시에만, 일단 겨울 되기 전까지 센시멘드 오일 헤어 에센스랑 재작년 글픽 평가단 통패 받은 리비긴 오트 프로틴 트리트먼트(조금 남음)를 쭉쭉 써야겠다. 겨울엔 남은 미쟝센 세럼 오리지널, 레이티드그린 리얼 시어 프로틴 트리트먼트, 프라브아 아보카됴 헤어팩 끝장내야 되니까. 그러다 다시 씻는 트리트먼트로 돌아가련다. 이게 내 숙명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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