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와 레몬, 허브의 조화로운 향
러쉬 샴푸는 많이 써 봤지만, 린스는 이 제품이 처음입니다.
일단 러쉬 샴푸가 굉장히 뻑뻑한 편이라 이 제품도 뻑뻑하면 어쩌지 했는데, 확실히 이 제품을 쓰면 머리 감고 머리에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다는 것이 바로 느껴집니다(머리 말릴 떄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됨).
다만 베가니스가 주장하는 '헤어 볼륨감'은 전혀 모르겠고 실리콘이 안 들어간 만큼 엄청나게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습니다. 머리 부한 거는 그대로고, 보들보들하게 해 주기만 합니다. 그래도 확실히 샴푸만 쓸 때 보다는 수분 함량을 높여주는 게 실감이 되서 계속 사용 중입니다.
참고로 얘도 엄연히 린스인지라 좀 많이 쓰면 극강 지성두피인 저는 머리 떡지는 게 바로 티가 나서 양을 조절하며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의 강점은 솔직히 말해 머릿결 개선보다는 향입니다.
처음에 향 안 맡아보고 세일 기간이라 무턱대고 샀다가, 향이 안 좋으면 어쩌지 했는데, 향이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벤더를 필두로 한 허브 오일에 우드, 레몬을 섞은 향이고, '러쉬다운' 향인데, 말로는 설명이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트러스는 제품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고, 허브계 아로마 향과 우드계열 향(전부는 아님)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둘이 굉장히 조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성분 표 보니 벤조인도 들어가 있는데, 제가 이 향을 좋아해서 그런지 계속 맡고 있고 싶습니다.
살짝 달콤하려다 만 오묘한 우디 향은 아마 벤조인에게서 유래한 것 같습니다.
우디 향이 사실 더 좋은데 그건 머리 감을 때 훨씬 강하게 나고, 시트러스 향이 머리 감고 나서 메인으로 머리에 남아 있는 느낌입니다(우디는 미약하게나마 남음).
러쉬 향을 전반적으로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제품도 무난히 잘 쓰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참고로 향이 꽤 오래 갑니다. 최대 이틀 계속 납니다. 우디하지만 시트러스도 섞여 있어, 요즘 같은 습한 여름이라도 부담스럽지 않은 향이라 좋습니다.
너무 마음에 드는데, 린스 기능은 향에 비해 너무 보통이고 얘도 러쉬 제품답게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재구매는 세일 기간을 노려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