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날 나체로 자연을 누비는 듯한 향
여름 짓눌린 공기를 뚫고 풀숲의 아침 이슬 향이 호흡에 맺힌 것 같이 주변 공기 타고 흘러내린다. 이토록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싣고 안식된 향이 새어 나온다.
모로칸 가드너 헤어 미스트로 반 박자 느리게 고개 까딱이면 순간 나긋한 손길로 춤을 추는 왈츠 소리와 함께 삼박자 타고 풀잎이 흔들리는 형상이 그려집니다. 올곧은 나무와 풀잎과 생화, 특히 식물은 관엽식물. 푸르른 자연의 경이로움을 가볍게 담아낸 것 같다.
뜨거운 땡볕에 하얀 그늘이 되어주는 너~~~ 너무나 싱그럽고 활기찬 초록초록함이 빛 대신 듬뿍 쏟아진다.
더 나아가 드넓은 꽃밭을 누비며 내가 꽃인지 꽃이 나인지 모를 만큼 붕 뜬 듯한 기분에 꿈과 현실을 드나드는 경계로 이어지는 그 현상을 안겨다주는 듯하다. 순간이 영원이 되는 시간에 머물고 싶은 그런.
향이 축축하지도 않고 살랑 촉촉하니까 더 기분이 맑아짐. 근데 또 비 오는 날 유난히 잘 어울리는 향. 그것이 그 습도 어린 향과 물아일체처럼 되어가도록.
개인적으로 자사 핸드크림 모로칸가드너보다 좀 더 좋게 느껴지는 건 촉촉한 물향까지 얹어져서일까. 물에 떠다니는 향의 향기로움과 시간을 빈틈없이 보내고 있다.
이 헤어미스트에 모로칸 선인장 꽃수가 들어갔다고 하더이다.
설명은 그렇다. 이 미스트 뿌려서 두피가 화끈거리게 만드는 화근이거나 하는 것도 없었다. 분사 후 사락사락 퍼지는 수분 방울들도 가볍고 산뜻했다.
단, 한 가지. 잠시 가격이 말잇못임... 훅훅 닳아 금방 쓰고, 수통 또는 꽃병 모양의 관상용 용기가 편하지는 않아 가격대가 때로는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어쩌면 은근히 향이 길게 지속되어 헉슬리 향을 헤어미스트 한 가지만 사더라도 손해는 아닐 수도.
그새 다른 향들도 헤어미스트로 나왔나. 그 무엇이든 간에 헉슬리 모로칸 가드너 향 헤어 미스트만큼은 향만 놓고 보면 자신 있게 추천해볼 수 있겠다.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에도 딱 안성맞춤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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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24년 11월 21일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