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줄 요약: 삐아에 눕습니다.
삐아 색조를 살 때마다 느끼는건데, 퍼포먼스적으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 노선을 똑똑하게 잘 타는 것 같아요. 예컨대 라스트 벨벳 틴트가 마냥 건조하지만은 않으면서도 아주 촉촉하지도 않은 겉보송 속촉촉의 립 트렌드를 캐치했다면, 이 마스카라로 말할 것 같으면 본래의 내 속눈썹의 쉐입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살려서 고정시키는데에 최적화되어있다. 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따라서 드라마틱한 인형 속눈썹을 바라시는 분들에겐 적합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간이 지나면 컬링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지는 직모 + 파우더 처리를 빡세게 해도 언더 번짐을 안고가야 하는 산유국 + 그리고 민감한 눈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드라마틱한 볼륨과 롱래쉬 기능에 욕심이 없어요. 안 번지고 컬링이 깔끔하게 고정되는 것만으로 감지덕지거든요. 그런데 삐아가 고맙게도 그걸 해냅니다.
>> 한 듯 안 한 듯 깔끔한 <<
일단 가벼움이 대박입니다. 뭉침이란 게 없어요. 굉장히 가볍게 발리고 어플리케이터 자체가 적당히 얇고 촘촘해서 양조절이 용이할 뿐더러 떡지지도 않아요. 왜, 가끔 안쪽 속눈썹에 칠하다보면 솔 끝쪽에 마스카라액이 뭉쳐서 지저분해지는 경우 있잖아요. 얘는 그런 거 없네요. 양조절 하느라 지저분해진 입구 때문에 번거롭게 티슈를 꺼낼 필요 없습니다. 어플리케이터가 알아서 다 해줘요...
마스카라 본연의 목적은 컬링 고정에 있죠. 아침 8시에 바르고 저녁 6시에 퇴근할 때까지 첫 컬링 그대로 100% 유지되어있기는 어렵지만 80%는 유지되어있습니다. 이것만으로 대박인데 더 대박인건요 여러분..... 처음으로 언더 수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언더 번짐이 없어요. 속눈썹 자체는 "나 오늘 마스카라 했다!" 보다는 내 속눈썹인 듯 아닌 듯 그 자연스러움... 완전 쌩얼은 아닌데 속눈썹 한 올 한 올 촘촘하게 살려주면서 마이 래쉬 벗 베러룩이 완성됩니다. 하... 글픽에 사진 첨부가 가능했다면 비포 애프터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예요. 이건 슈에무라 페탈래쉬 쓸 때 느꼈었지만 제 눈에 번짐이 있어서 슬픔을 머금고 장롱템이 돼버렸거든요. 에뛰드 쌩얼카라는 너무 쌩얼같고 워낙 번짐 때문에 마스카라 선택이 까다로운 스펙인지라 딱히 정착템을 찾지 못 하는 와중 이제는 삐아에 누워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컬 고정력이 뛰어나고 번짐이 없는 마스카라라면 클렌징이 조금 번거로워도 감수할만하다 생각했었는데, 제가 삐아 색조 개발팀을 만만하게 본 것 같네요. 제품 개발만 6년만 들였다는데 발림부터 클렌징까지 A to Z로 그 바이브가 느껴집니다. 일반적인 클워로 깔끔하게 클렌징돼요. 알땀 클워 쓰는데 가벼운 발림만큼이나 가볍게 지워집니다. 레알. 저 같은 귀차니스트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눈이 민감한 분들에게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눈 시림이 없어요. 제가 콘택트 렌즈도 컬러나 한 달용으로는 엄두를 못 내는 초 민감러거든요. 마스카라로 인한 눈 피로감은 없었습니다. 민감성 자매 여러분, 일어납시다. ㅠㅠ
아니 써놓고보니 너무 찬양만 해버려 당황스럽네요 제 돈 주고 산 후기고요... 이건 단점이라기 보단 제품 자체의 특성인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속눈썹을 풍성하게 해주는 볼륨을 기능을 바라시는 분들에겐 적합한 마스카라는 아니예요. 볼륨보다는 깔끔한 속눈썹 연장 + 컬 고정이 특징적이거든요. (=볼륨 약함) 깔끔함이 이 제품의 최대장점입니다. 제겐 이러한 마스카라 본연의 심플한 퍼포먼스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럽게 쓸 것 같아요.
장단점 요약입니다.
1. 장점
- ☆깔끔한☆발림 / 섬세한 메이크업에 적합한 어플리케이터 / 내 속눈썹인 듯 아닌 듯 자연스러운 롱래쉬 / 컬 고정력 우수 / 번짐 없음 / 클렌징 용이 / 눈 피로감 없음
2. 단점
- 볼륨 기능 약함
삐아는 이제 쿨톤 색조만 기깔나게 뽑으면 명실상부 웜쿨 색조 장인이 되겠습니다... 겨쿨용 Mlbb 좀 뽑아주세요... 안녕...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