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습에 충실하고 끈적임 제로
물 같은데 마냥 물이 아닙니다.
인체 피부는 유성에 가까워서(기름막) 그냥 수성인 제품을 냅다 바르면 흡수는 거의 없습니다. 바를 때 촉촉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냥 착각이고 휘발되어 날아가면서 느끼는 약간의 쿨링감임. 그리고 휘발되면서 피부 속의 수분 입자까지 함께 데리고 달아나서 더 건조해짐. 그런 이유와 게으르다는 이유로 저는 워터타입 토너나 미스트는 아예 안 씁니다만..
오랜만에 올영에 들어갔더니 마침 원뿔행사를 하고, (올영 후기는 별로 신뢰하지 않지만) 물 같지만 물이 아니라는 후기들이 많았고 입점매장도 없었기에 그냥 구매했는데 만족합니다. 별 1개 뺀 이유는 원뿔이 아니면 (토너를 안 쓰는 제 기준에서) 가격이 비싸다 싶어서 뺐습니다.
저는 콧물형 점성토너도 싫어하는데... 흡수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그리고 제품에 따라 기분나쁜 막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는 점 등 때문입니다.
이 헉슬리 토너는 살짝 미끈거리는 느낌이 드는 타입인데 다소 보습막은 생기지만 밀폐력은 없어요. 여름이다보니 조금의 끈적임이나 유분감도 결코 용서할 수 없는데, 바싹 마른 피부에 살짝 찰진 느낌만 얹어줄 뿐.
그리고 생각보다 보습력이 좋아요!
세수하고 난 후에 이 토너 찹찹 발라둔 후 이런저런 다른 일을 하다가 크림 하나 덧바르기까지 30분 정도 흘러도 괜찮을 정도(저는 지성입니다). 오히려 퍼스트에센스라고 불리우는 애들(빌리프 뉴메로나 설화수 윤조 등)보다 보습력 면에서는 훨씬 든든한 것이 신기했습니다.
제가 300ml 거대용량을 2개나 사는 딜에 동의한 큰 이유가, 단순히 얼굴용이 아니라 바디나 헤어용으로도 잘 쓸 수 있어보여서... 라는 점 때문이었는데 그 부분도 만족스럽습니다.
지성바디지만 늙어서 샤워 직후에 몸이 살짝 건조한 느낌이 있곤 했는데 그렇다고 바디로션, 크림, 오일 등을 바르면 끈적이거나 답답해서 자는 내내 불편하더라고요. 흔적없이 살짝 보습막만 쳐주고 아무 티가 안 나는 제품은 없을까 생각하던 중 헉슬리 토너를 담뿍 덜어서 대충 쉽게 건조해지는 부위(등, 허벅지 등)에 발라주니까 흡수도 꽤 빠르고 바삭바삭하거나 근지러운 느낌이 없네요. 다만 지성인 제 경우에 한해서고, 건성이신 분들은 제대로 바디크림 등 바르세요.
그리고 곱슬건조모발로 아침마다 머리가 자유분방해지는데.. 그냥 워터타입의 미스트를 뿌리는 것보다 헉슬리 토너를 덜어 적셔주는 편이 잔머리를 차분하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더군요. 유분기 있는 헤어미스트를 뿌리면 생기는 떡짐현상도 없고..
거기에 제가 좋아라 하는 헉슬리 시그니처 풀향기도 덤! 과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나는 헉슬리 향도 매력적입니다.
용기는 굉장히 불친절한, 그냥 이중토출구조 있는 보틀 타입입니다. 손이 작으신 친구들은 300ml 보틀을 쥐고 거꾸로 톡톡 털어내는 것이 버거우실 수도 있어요.
저도 좀더 써보다가 미스트 용기에 담아서 쓸까 생각중이긴 합니다.
얼굴과 바디, 헤어까지 생각보다 괜찮은 보습막을 남기고 끈적임이나 유분기는 없는... 굉장히 우직하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향도 좋은 제품입니다.
용량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니니까 가성비도 나쁘지 않고요.
그럼에도 별 1개를 뺀 이유는 토너를 쓰지 않는 제게는 다소 낭비다 싶은 점이 여전히 있고.. 금방 질리는 제 성정으로는 원뿔보다 반값할인이 훨씬 매력적이기에..
제품 성능이나 향에 대한 만족도는 별 5개 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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