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표 두유는 건강하다
원물 곡물 컨셉 어찌 지나쳐. 두유 팥 흑임자 왠지 몸에도 좋은 것들이 피부에 좋을 그 기대가 뭐라고 다 사버린 내가 미쳤지... 근데 가성비가 더 미쳤다. 팩이 10장 6천원대... 지금 이 시대에 가능한 거냐... 허겁지겁 카드 갈겨 내리꽂았다. 끝내 팩 소환.
엄마의 목욕탕과 찰떡인 팩 디자인 잘 뽑아냈다. 엄마가 살던 그 시대 옛날 감성 돋는다. 팩 실물 보면 더 그 느낌 실감남. 거기에 큼직한 팩 파우치가 목욕탕 갈 때 하나씩 가져갈 법한 패키지가 아닌가. 실제로 사우나는 못 가지만 샤워 딥하게 하고 나서 얘를 착 뒤집어써보며 그 시절 그 추억 상상해보게 됨.
두유팩은 콩 냄새는 안 나는 듯한데 달달한 요거트 냄새? 그쪽 과 향이 남. 아니면 당 많은 두유에 콩 비린내만 빠진 냄새라 봐도 될 것 같다. 유분감 잘 안 느껴지는 점성 진 촉촉함이 흡족스럽다. 팥팩은 베이비 로션 질감에 가까웠다고 했는데 두유팩은 그런 느낌도 아니고 아 뭐라 설명해야 되지? 떠먹는 플레인 요거트 묽은 제형스럽다 해야 하나. 하여튼 제형 촉감이 기분 좋았음. 촉감 놀이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만져짐. 한편 울긋불긋한 피부가 가지런해지는 느낌은 드물었다. 팩 시트지 벌러덩 벗기니 보습이 충만한 팩일 뿐.
단지 꽉 찬 수분감 느끼려면 팩 에센스를 덜어 팩 시트지 붙이기 전 한 번 발라주고 팩 붙여준 뒤 그 위로 한 번 더 넉넉하게 고루 얹어줄 것. 세 종류 다 순둥한 팩이라고는 못하겠고 그렇지만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장점이 메리트로 작용. 그럼에도 나 자신 카드 봉인 해제 그만요. 엄마 나 좀 말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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