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매캐한 절간st 우디가 아닌, 레더와 머스크의 존재감이 뚜렷한 크리미 우디.
유튜버가 이솝과 르라보를 합쳐놓은 느낌이라는 코멘트를 하던데, 보다 정확히는 그 두 하우스의 매니악한 요소를 완전히 걷어내고 웨어러블하게 정제시킨 느낌이다.
탑에선 스파이시한 계피+쎄한 스킨향이 매우 강하게 퍼지지만 금방 톤다운 되고, 잔향으로 갈수록 달달한 화플(자스민)이 치고 올라온다. 나무향 or 흙향은 거의 안 느껴지고 레더와 머스크의 정체성이 훨씬 강한 우디.
향에는 물!론! 성별이 없지만 굳이 따지면 풀 드레스업한 30대 이상의 남성이 가장 무난하게 소화할 것 같은 이미지.
특히 시나몬+샌달우드 조합의 중저가 향수들 보면 그냥 질 낮은 목욕탕 남자 스킨 or 쉐이빙폼 냄새인 것들이 있는데 우디밤은 이 가격 대비 꽤나 완성도 높다고 느낌.
논픽션 상탈 크림과 비슷하다는 리뷰가 있던데 크리미하고 시원한 우디라는 점에서 결이 같으나, 본인은 논픽션이 물에 불린 오이~미역향으로 느껴져서 극불호였는데 우디밤은 그 미끌거리는 물비린내가 없어서 괜찮았다.
하지만 확실히 상탈 크림이 불호였다면 이것도 '호'가 뜨긴 어렵고, 옴므 퍼퓸에 익숙하지 않다면 그냥 고급 차시트 냄새라고 느낄 수 있을 만한 향.
지속력은 3뿌 기준 5-6시간 정도로 훌륭한 편이나 밀폐된 대중교통에서 맡으면 멀미할 수 있는 향이라 양조절 필수.
앞서 매니쉬한 이미지라고 했지만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은 중성적인 향이고, 우디 입문자든 매니아든 쉽게 도전해 볼 만한 무게감이다.
하지만 담배-인센스 계열의 스모키 우디를 찾고 있다면 돌아가세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