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희님 수분크림으로 입소문을 얻은 크림입니다. 요새 트렌드죠,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클린/비건 뷰티 브랜드 제품이에요.
패키지가 독특합니다. 원래는 튜브형이었는데, 더욱 친환경적으로 리뉴얼되었다고 하네요. 동글동글한 플라스틱 캡슐 형태인데, 실제론 좀 허술해 보이긴 하지만 나름 귀엽습니다. 속뚜껑은 있고 스파츌라는 따로 없어요. 자(jar) 타입 용기를 싫어하신다면 마이너스 요소일 듯합니다.
튜브형에 비해 휴대는 다소 어려울 것 같구요. 구 형태라 윗부분(빈 공간)까지 깊게 뚫려 있어서, 속뚜껑을 안 덮고 휴대를 하게 되면 내용물이 용기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닐 것 같습니다. 속뚜껑을 보통 쿨하게 버리는(..) 저 포함 많은 귀차니스트들은 집에서만 쓰는 게 나아 보이구요. 굳이 왜 윗부분까지 이런 형태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답게 용량을 줄이고 더 컴팩트한 용기로 출시했으면 더욱 좋을 뻔했어요.
제형은 유백색이고, 수분보단 보습크림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그렇다고 바이오더마나 피지오겔처럼 묵직한 느낌은 아니고, 약간 점성있는 보습 로션 같습니다. 사용감도 보습 로션 정도입니다. 그래도 가벼운 수분크림과는 거리가 있어요.
바르면 막 오일리하게 남진 않아요. 속보습이 메인인 느낌입니다. 근데 겉보습도 섭섭하지 않게 챙겨줘요. 즉, 바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날아가는 수분크림도 아니고, 유분막을 치는 데 치중된 찐 보습크림도 아닙니다. 속/겉 두 영역의 보습 밸런스를 모두 괜찮게 잡아줘요. 이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품력이 괜찮다고 느낀 지점이었습니다.
다만, 사용감이 좀 좋지 않았어요. 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인데요. 아무래도 매우 순한 제품을 만들려다 보니 사용감까지 챙기긴 힘들었을 듯 싶어요. 발림감이 약간 뻑뻑하고, 또 백탁이 꽤나 남습니다. 양 조절 못하면 잠깐 선크림을 발랐나 착각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꼼꼼하게 두드려서 마무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때처럼 뭉치거나, 베이스 메이크업 밀리기 딱 좋은 제형이에요. 스킨케어 할 때, 여러 번 두드려서 마무리해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 포인트인지 색깔로 알려주는 수준의 백탁입니다.
백탁 남는 거나, 화학적 처리가 덜 들어가 사용감이 매끄럽지 않은 점 등이 마치 아토팜 mle 제품들과 매우 유사해요. 아토팜 로션이나 크림 써 보신 분들은 구매에 참고하시면 될 듯합니다. 컨셉도 비슷해요. 순하고 그냥 데일리로 부담없이 팍팍 쓸만한 보습제입니다.
(아토팜 특유의 그.. 보습제인데 이상하게 매트한? 이도저도 아닌 사용감, 스테아릭애씨드 등의 지방산을 함유한 점이 안 맞다고 느껴지면 갈아탈 만한 제품 같습니다.)
심한 지성이 아닌 이상 데일리로 쓰기 아주 무난히 괜찮을 듯하구요. 저와 같은 지복합성에겐 사알짝 무거운 감이 있어서, 한여름엔 쓰기 힘들 것 같아요. 그렇다고 보습감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전혀 아닙니다. 산뜻하진 않고 살짝 물광스럽게 마무리되는데, 개인적으론 이런 마무리를 선호해서 오히려 좋았어요. 보습 지속력도 준수했습니다.
다만, 매끄럽지는 않은 사용감과 흡수에 다소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점, 취향 탈 만한 패키지 형태는 평가가 갈릴 지점으로 보이구요. 얘 말고 인텐시브 제품이 오히려 좀 가볍고 발림성도 괜찮다던데, 또 궁금해져버리는 부분이네요.
마이너스 요소가 있지만 저는 가성비와 순한 사용감을 가장 중시하는지라, 4.5점 이상을 주고 싶은 제품이었어요. 가성비가 확실히 기가 막힙니다. 덩달아 제품력까지도 꽤 괜찮았구요.
연예인 따라 산 제품치고는(?) 흔치 않게 좋은 소비였어요. 근데 어디까지나 그냥 무난한 보습제라서, 소희님 얼굴만 보고 덥썩 구매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분은 세수를 안 해도 그냥 빛이 나는 피부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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