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크림은 이겁니다. 바세린 선크림.
바세린 모르는 사람은 아마 우리나라 인구수보다 적지 않을까. 그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역사도 깊고 국제적으로 사랑 받는 브랜드다. 그러니 자외선 차단 지수 데이터들이 그나마 아무 브랜드들보다 신뢰성 높은 편일지라 일단 제쳐두고.
너 왜 이제서야 나한테 나타나...? 우리집에 선크림 엄청 쌓였음.
그럼에도 나 당분간 이거 위주로만 쓸 듯. 자고로 집에 숱한 선크림들 얼른 해치우려고 밖에 나갈 때마다 듬뿍 짜서 선크림 방호복 뒤집어 쓰고 다니는데 그런 거면 말 다했지. 우리 아버지께서 언제 또 동료분들한테 받으신 건지 이거랑 르나르도 선스틱 하나 가져오셨음. 우리 가족은 나만 선크림 씀ㅋㅋ... 그래서 나 주심. 그게 신의 세 수를 뒀던 게야. 저희 아버지께 바세린 선크림 주신 분 만수무강하세요. 당신은 나의 빅토르. 나의 노스트라다무스. 나의 바바반가. 서슴없이 내게 준 우리 아빠도 최고야💋🤲
흔히들 바세린하면 기름 덩어리 그 자체로 끈끈하고 좀 갑갑한 제형이 퍼뜩 떠오르실 텐데 이 바세린 데일리 선크림은 또 아예 다르다. 주르륵 흐르는 되게 묽은 로션 타입에 많은 양을 덜어내 발라도 얼마 되지 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 싹 흡수된다. 미쳤네. 바세린이 숨겨진 선크림 강자였네. 비오레 워터리 선 에센스보다 사용감이 더 좋음. 이건 오로지 과장 아닌 내 진심임. 유분기가 은근히 함유되어 있는데 금세 피부에 가볍고 말끔히 스며들어 겉돌지를 않음. 수부지가 여름에 써도 번들거림 적고 괜찮더라. 마무리감이 과한 보송함도 아니라 건조하지도 않음. 선크림 특유 텁텁함은 찾아볼 수도 없음. 바디 선크림으로도 옷에 묻거나 끈적 찝찝하지가 않아 좋음. 베이스 화장에 지장주지도 않고 제 역할만 충실히 임해주는 것 같음. 기초 같은 선크림은 아니지만 뭘 한겹 덧발랐단 느낌이 별로 없다. 단, 향은 존재함. 약간 오이향보단 수박향? 이 공중에 살갑게 퍼지다가 곧이어 바디로션 같은 향으로 잔재한다. 이게 기분 나쁜 향이 아니라서 난 받아들일 만함. 오히려 자꾸 맡게 되더라.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선크림은 다소 오일과 층 분리되니 꼭 흔들어서 사용해줄 것.
이거 한 통 다 비우고 그런데도 지금 이 순간들의 만족도와 비슷하다면 가격도 무지 착하고 제품력도 괜찮아서 반정착템 등극되겠다. 내가 왜 3년 전에 2만원씩이나 주고 메이크프렘 바디 데일리 선크림 샀는지, 바세린 선크림 영접 후 뒷목 잡음. 그래 난 호구야 절레절레. 진정한 과소비 소행이었다네. 네가 여기 있는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너 몰래 바람 핀 꼴.
++) 완벽히 보송한 느낌에 벗어나 크레이브뷰티 비트더선 제품 마지노선에서 수분감 퐁퐁 터지는 쪽에 속한다 보시면 된다. 유분감 또한 존재하지만, 마치 수분 프라이머 바르는 기분? 그래서 오로지 민낯 선크림 쓰기보다 메이크업 전 선크림용으로 제격이다. 화장 괜찮게 잘 먹는 편. 유분 과한 수부지 피부는 여름에 좀 과할 수 있는 까닭에 T존 제외하고 발라주심이 좀 낫다.
+++) 22.4.11 우리 어머니도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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