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크릿키의 스타팅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대부분의 갈락토미세스 제품이 그러하듯 특유의 매끈하고 탱글거리는 마무리감이 특징인 제품이다. 나의 경우 피부결 개선에 도움을 보았고, 겨울철 건조할 수 있는 스킨토너를 대신하는 제품으로 꾸준히 사용 중이다.
사실 제품에 대한 얘기보라는 다른 분의 리뷰 내용 중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을 바로 잡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몇자 남긴다.
첫째,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이라는 것은 많은 분들의 예상과 달리 단일성분이 아니다. 이 성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사마다 꽤 큰 차이는 있지만 물, 곡물, 글리세린, 포도당배지, 1,2-헥산디올 따위가 필요하다. 즉 이 성분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물 방부제 보습제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이라는 것이다.
둘째, 함량에 대한 착각이다. 이해를 위해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물 100mL에 소금 10g을 용해한 A와 물 20mL에 소금 10g을 용해한 B가 있다. 농도의 관점에서 보자면 B가 A보다 5배 농도가 진하지만 동일한 양의 소금이 들어가있다. 물론 A든 B든 둘 다 물과 소금으로 만든 것이니 동일한 성분명을 가진 동일한 성분으로 취급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여기서 A와 B를 가지고 오일을 더 넣어 200mL 용량의 화장품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A에는 100mL의 오일을 넣고 B에는 180mL의 오일을 넣으면 동일한 200ML 용량이 된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하겠다. 편의상 A와 B를 소금추출물이라 칭하고 A가 든 화장품과 B가 든 화장품에서 소금추출물(절대 소금이 아니다.)의 함량을 %로 표시해보자. 화장품A의 소금추출물 함량은 전성분 상에서 50%로 표기되겠지만 화장품B는 전체 200ML 중 20mL가 소금추출물이니 그 함량은 10%로 표기될 것이다.
(소금이 피부에 매우 좋은 성분이라는 가정하에) 여기서 일차적으로 이런 착각을 하게 된다.
`화장품A가 화장품B보다 소금추출물 함량이 더 크니 효과가 더 좋겠구나!`
그런데 우리는 화장품 A와 B를 만드는 과정에서 동일한 양의 소금 10g을 사용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화장품A의 소금추출물 함량은 화장품B의 5배지만 실제 함유된 소금의 양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실 소금의 함량과 전체 용량 대비 소금추출물 함량에 대한 착각이랄까.
전체용량 대비 특정추출물 함량 90%짜리와 1%짜리가 사실은 동일한 양의 성분을 지닐 수 있고 심지어는 1%짜리에 더 많은 유효성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화장품법상 추출물에 대한 농도 표기가 굉장히 관대하기 때문에 이것을 많은 중저가 화장품에서 함량 마케팅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즉, 저농도의 추출물을 가득 넣어 핵심성분이 가득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인데 이것이 근 몇년간 유행했던 <함량 OO%> 화장품의 실체다.
함량에 대한 착각이 어떤 오해를 불러오는지, 그리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이용한 함량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잘 먹히는 지는 몇몇 잘못된 내용의 리뷰만 봐도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다.
여기서 한가지... 앞서 가상의 소금추출물에 대해 얘기했을 때 서로 다른 농도의 소금물A와 소금물B를 동일한 소금추출물로 칭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겠다. 실제로 화장품 성분에서 `OO추출물`이라는 것은 추출물 중 건조상태의 OO함량이 5% 이상이면 <농도 100%>의 것으로인정된다. 그래서 소금물 A와 B를 동일한 소금추출물로 취급한 것이다.
그런데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을 비롯해 인기 컨셉추출물의 실제 함량(내지는 농도)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어떤 브랜드의 경우 전체 용량 대비 함량이 아닌 해당 컨셉성분의 농도를 표기하기 시작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경우다.
전성분: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100%), 정제수,글리세린, 나이아신아마이드... (후략)
컨셉성분인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 이외에도 여러 성분이 들어있는 것이 보이므로 여기서 100%는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의 함량이 전체 용량 대비 100%라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100%는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의 자체 농도가 100%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