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네즈한테 사과해
예전에 글로우픽에 라네즈 립마스크EX 리뷰를 쓸 때(2021년) 이렇게 남겼음. 향은 정말 좋으나 각질 제거를 위해 이렇게 매번 두둑하게 올려서 사용해야 한다면 그냥 바세린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쓰기도 불편한 단지형 립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
그리고 시간이 흘려 2025년.
라네즈의 립마스크는 정말 잘 만든 제품이었다는 걸 이제 와서야 알게 되었음.
다이소 립마스크 이거 패키지를 보나 향을 보나 누가 봐도 라네즈 카피상품이잖아요. 그래서 사실 처음 살 때는 나름 기대를 했었음. 아 가성비의 다이소에서 또 다른 가성비갑 제품을 만들어냈나? 드디어 라네즈의 뺨에 싸다귀를 갈겨줄 저렴이 립마스크가 나왔나?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음.
아무리 올려도 각질 제거가 안돼 ㅎㅎㅎ 그냥 미끄덩 미끄덩함. 립제품이 아니라 기름덩어리를 입술에 바르는 느낌. 진짜 많은 양을 바르고 자도 아침에 입술각질이 불어나다 말아서 립메이크업을 할 때 불다 만 각질이 도드라지는 게 눈에 띈다. 그렇다고 해서 보습이 잘 되지도 않는다. 그냥 제형이 입술 위에서 굴러다니기만 하고 별로 촉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향이라도 좋느냐? 그것도 아님. 전형적인 방향제, 주방 세제 느낌의 싸구려 시트러스 향이 오히려 비위를 상하게 함. 이걸 어디 한율 유자 라인에 가져다 댄단 말임. 한일 유자라인은 정말 리얼 유자를 쏟아부은 것 마냥 향이 최고였다고요.
향도 구려, 각질 정리도 안돼, 보습도 안돼. 라네즈 립마스크는 커녕 바세린에도 못 미치는 이놈을 도대체 어디에다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내용물은 파내 휴지통에 버리고 통은 분리수거장으로 향했음.
근 몇 년간 써본 립케어 제품들 중 단연코 최악이었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그리고 저는 인스타 릴스를 내리다 뜬 라네즈 신상 립마스크 버블티 컬렉션을 보고 그대로 구매를 갈겼습니다.......
(녹차향보다 타로향이 좋아요 공차 타로버블티향이랑 존똑)
라네즈 립마스크를 재평가하게 해준 다이소 립마스크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