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도가 다분한 우리 사이
구매 경로는 배송딜. 6월 말에 처음 접했다. 수딩? 젤과 모공팩의 만남이라 은근 잘 맞을 것 같으면서도 생소한 거리감이 들긴 하나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사실 여름 유분 많은 내 피부한테는 왠지 좀 그럴 것 같아 이제서야 마주본다.
알로에젤이랑 모공팩을 섞은 듯한 기묘한 발림성이 처음엔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가도 막상 써보니 나쁘지 않은 점도감에 안도감이 훅. 죽죽 흐르는 제형도 속 터지는 제형도 아니라서 쭉 맨 피부에 안정감 있게 발린다. 그 이후 속당김은 드러나는데도 피부 겉에선 팩 젤들이 쉽사리 마르질 않는 속도였다. 그리고는 어디 한번 잘 말랐나 손가락으로 푹 찍어보면 매트해지진 않은 채 본드처럼 끈적인다. 얘 냄새도 약간 본드 냄새+박하 냄새스러운 미묘한 시소 타기가.
사용 초반인지라 인위적인 싸함이 어딘가 완전히 편하지는 않게 느껴졌다. 따갑고 이런 건 아닐 듯한데 딱히 평온한 상태도 아닌, 그런. 그나마 얼굴 갖다대고 선풍기 쐬면 그 자극이 무뎌지면서 적당히 얼굴 온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다행히 괜찮았다.
투명 젤 듬성듬성 씨 같은 검은 알갱이들이 박혀 있어 이걸 바르고 난 제 모습이 볼품없어보이는 것도 잠시ㅋㅋ 늘 그렇듯 난 워시 오프 팩도 물을 조금씩 묻혀 클렌징오일로 유화과정을 거치듯 단계별로 문질문질 롤링해주며 잔여물을 닦아냈다. 이 제품은 아마 이때가 가장 장점의 정점을 찍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곱게 지워진다. 손 지문까지 말랑해지는 이 부드러움이 최고다.
그리 피부를 극진히 보살펴주는 촉촉함도 빠질 수 없다. 그리고 투명젤로 이루어진 것 덕에 팩이 금세 씻겨 나가 간편함.
모공 면적과 모공 속 노폐물 효과는 사실 잘 모르겠다. 최소 반 통 이상 쓰면은 또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잃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매우 부드러운 수분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피부가 왜인지 쓰기 이전보다 제 작은 눈동자만큼 좋아진 착각을 느끼게 해준다. 막 제 피부 상태가 맑아진다까진 못 미쳐도 피부가 깨끗해져보임. 말끔함의 정석이 뭔지 선보인 제품이 아닐는지.
+23.8.19 추가: 리뷰 쓰다가 깜빡했다. 운동할 때나 뜨거운 곳에 나갔다 와서 수딩젤 대신 써도 괜찮을 거다.
한창 토니모리 타코포어 숯범벅 머드 마스크 쓰고 있을 때쯤 이 듀이트리 젤 모공팩으로 바꿔본 건데 숨 막히는 여름보다는 그 이외의 계절에 쓰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유월 어느 날 딜 구매한 걸 8월 말 다가오는 시점에서 쓴 이유도 약간 물컹해보이는 젤 모공팩을 땀구멍 열리는 계절 여름에 과연 괜찮을까 했지. 그 혹시가 무색하게도 지금 써도 무모하진 않고 무난하기만 하다. 날 쌀쌀해지면 더 호감이 상승할 것만 같으니까 당분간은 토니모리 타코포어를 푹푹 찍어 바르겠어. 한편, 듀이트리 젤 모공팩은 개봉하자마자 유통기한 지켜서 써야 될 듯한 기분에 머지않아 부지런히 닳아가도록.
하기야 듀이트리 제품들은 계절을 돌고 돌아 몇 개월 지나고 나면 리뷰평이 긍정적인 형태로 변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여 꾸준히 쓴 후 나중에 다시 여길 찾아와보지 않을까ㅋㅋ 아무쪼록 듀이트리가 듀이트리 모델 빛 받아 더 승승장구하길^^
(※토니모리 머드 마스크를, 비록 브랜드 제품 제공 받은 것이긴 하나, 귀차니즘도 얘로 자주 관리해줄 만큼 괜찮아 지금 팍팍 쓴다. 모공 정리 및 피지 조절에 조금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여름에 피부에 닿는 모든 게 다 찝찝해서 대충 피부 케어 안 하고 하길 반복했는데 간혹 큰 트러블 하나 둘 올라오거나 외곽 라인 빼고는 피부 그럴싸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이 제품 덕분이지 않을까 하는. 공식 말을 빌리자면 국내산 참숯, 카올린, 벤토나이트 등 모공팩에 필요한 성분 알차게 들어갔고 개인적으로 푸른 독색 같은 색깔이 맘에 들어 바르고 난 내 얼굴 재밌다ㅋ 단지 싸한 중성적인 향이 나서 귀엽게 생긴 것과 반전 모드요. 생긴 건 멀뚱한 표정이 ㄷ보이ㅈ 션누 닮ㅇㅏㅆ... 아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