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적인 폼 손길을 집에서도 누려보자
약 두 달만에 평가단에 당첨됐네요. 몇 년만에 큰 맘 먹고 필링젤 대짜로 사고 나서야 왜 이게 당첨된 건지^_ㅜㅋ... 조금 더 일찍 와주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 이 물건 저 물건 다 써버리자, 하고 있어요. 암튼 감사히 쓰겠습니다ㅎㅎ
먼저 묽고 무른 제형이 살구잼 같달까요. 수제잼스러운 몽클 찐득 녹진거려 살짝만 용기에 힘 줘도 흐물흐물 잘 나와요. 물 젖은 얼굴로 하여금 적절한 양을 펴발라 원 모양대로 굴렸어요. 특이 제형이 으스러지듯 쪼개지는데 사용감이 미끈해도 끈끈대진 않고요. 곧 물 묻혀 잔거품 풍성하게 일렁이면서, 그 거품결 느낌이 지인짜 부드러워요ㅋㅋ 거품 세안으로 호기롭게 수분 길 터놓으면 바로 수분결이 호화롭게 펼쳐집니다. 이리 촉촉함이 살결을 유영하며 수분 탈진 막아주는 정도로만 피부가 수분 머금고는 유연해져요.
세수중에 할 일 다해주고 거품 거둬간 뒤 약산성 특유 미끄덩한 마무리감 선에서 끝나지만 그만큼 마지막까지 나름 촉촉하게 유지되고요. 그래서 세정력 약할 듯했으나 적어도 간단한 색조들은 싸악 씻겨냈어요. 물끄러미 속속들이 들여다볼 때, 전체적으로 옛날에 써보던 말차 클렌저가 분분히 생각나기도 해요. 보다 더 전문적인 느낌이지만요. (그것도 물렁 물컹한 말차잼 같은 제형이었거든요.) 그 느낌이 좋아 이윽고 잠시 수제팩처럼 피부 위로 올려두게 돼요.
한편, 잘게 짓이긴 살구씨 닮은 불규칙한 알갱이가 조각조각 지르밟힌 채로 뭉그러지다보니 의외로 필링력은 약한 편이에요. 유약한 살갗의 결에 별로 자극을 가하지 않아 그냥 일반 데일리 클폼처럼 써도 괜찮겠더라고요. 이 알갱이들이 막상 쓸 땐 괜찮아도 기쁨은 찰나 바로 치워야 돼서 번거롭기만 하죠. 그렇지만 프리메라꺼는 세면대 박박 지우게끔 안 어질러져서 불편하지 않았어요. 기대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신 부분들이 녹아나져 있더군요. 일회성 제품이 아니었어요.
그나저나 향이 굉장히 독특했어요ㅋㅋㅋ 물향도 풀향도 아닌 것이 허브 약초향? 은근 검질기게 얼굴과 손바닥에 맴돌아요. 이에 덧붙여서 키위향은 안 나지만 그런 상큼한 내음도 한 스푼 추가로. 흐느적대고 그래서 이 꿉꿉한 날씨에 좀 잘 상할까 봐 염려되지만, 안 그러겠죠?ㅎㅎ
또한 이 제품은 지금보다 쌀쌀한 계절에 쓰면 더더더 빛을 발휘할 게 분명해보이는데 흐늘거리는 내용물이 한번 짤 때마다 양이 팍팍 줄어들어 금방 다 쓰지 않을까 싶어요ㅋ 이것은 분명 이 아일 다 쓰고 나서 하나 더 사라는 신의 계시가 아닐지. 아멘. 걍 농담 한번 해본 거긴 한데 그 지시대로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보았다 해둡시다. 왜냐하면 이걸 쓰고 나니 어디 세계 유명한 스파 온천에서 고급 관리 받고 온 것 같고, 그렇게 피부 독소 빼는 평안한 느낌? 그 정화된 기분을 집에서도 받을 수 있어 좋았기 때문에요. 이왕 얼굴뿐만이 아니라 전신까지 뻗어 나아가 이 라인으로 저자극 스크럽 바디워시도 생겨나면 완전 대박 좋을 것 같은 예감이에요. 욕조에 뜨거운 물 받아 반신욕해준 후에 얘로 몸 쓸어주면 그곳이 낙원일 듯ㅎ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