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향 함빡 젖은 핸드크림에 기억되찾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눅스 대행사 기간에 내가 할머니 생신 겸해서 우리 할머니랑 짝짝쿵 커플하려고(ㅋㅋ) 눅스 세트들 왕창 샀다. 그런 김에 옛사랑처럼 신비롭게 추억을 회상시켜준 눅스 핸드크림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단종되었지만 한때 엄마와 끝까지 꾹꾹 짜서 발랐었던 이니스프리 유채꿀 핸드크림으로부터 흠씬 쏟아지는 희미한 유채꽃향과 마누카꿀 느낌의 꿀향 범벅이 눅스 핸드크림에서 맡아져서 기쁜 몸서리친다. 게다가 눅스 핸드크림 향기가 훨씬 농밀해서 너무나 아름답다. 저번 달인가 구매했던 헉슬리 핸드크림 베르베르 포트레이트, 손등 살결마다 알알이 발라주면서 그 은연중 흩어진 꿀 향기가 바로 이거였어. 아! 그렇지 이리도 그리운 눅스 향이었구나!, 싶었다. 내 기억 속에 언제나 향기로웠던 아이. 내가 찾았다, 찾았다고. 헉슬리 베르베르 포트레이트가 곁에 두면 둘수록 인연인지 왜 정가고 매력 있나 했네. 다만 눅스 레브드미엘은 헉슬리의 싱그러운 기운이 저너머 떠나고 고전적 포근한 달콤함이라면, 헉슬리 베르베르 포트레이트는 마구 우디한 머스크 내음 결따라 중간 중간 꿀향 달큰함 곁들인 묵직함이다. 그리고 깨달았지. 나는 내 연인과 최애 취향 못지 않게 향 취향마저도 한결같더라니깐ㅋㅋㅋㅋ 어머. 나 일관적인 사람이었네.
그 외 여러가지 제품력도 여실히 좋다. 이니스프리 유채꿀 핸드크림은 꾸덕한 버터 크림이고, 헉슬리 핸드크림은 꼬들꼬들 단단한 제형인데 눅스 핸드크림은 케이크 데코용으로 돌돌 말아 뾰족하게 올리는 하얀 생크림 발림성과 동시에 수분보다 유분기가 더 많은 듯해보이지만 손에 물기 없는 채로 발라도 될 만큼 속건조 딱히 없게 홀연히 스며든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 한 개당 세일가 4천원대 많게는 오천 원 안팎 꼴이니 가격도 눅스는 천상의 세계다.
++) 할머니도 좋아하신다. 휴 다행이야. 어르신 선물로도 안성맞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