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미한 토너
으레 내가 받은 건 하얀 통에 빨간색 뚜껑의 외형이었음. 조그마한 장미 그림 그려진 모습이고. 그럼. 잠깐. 리뉴얼이 된 거야? 이솔. 대답. 말미암아 무색무취한 토너 사용감. 점성은 있되 의외로 가벼운 제형이 피부에 쏙 머금어진다. 차고 건조한 계절, 제 본래 수분이 허물어져 시들시들하지 않도록 간간이 물뿌리개 역할은 도맡아준다. 그리고 원래 무미한 토너가 또 묘미임. 무미건조하게 조용히 제 할일 하는 든든한 구석이 있잖음. 한편, 어쩌다보니 이솔 현재는 안 쓰는 곳이긴 한데 한때는 자주 사서 썼었지 하고 옛생각이 났다. 지금 쓰던 토너들 말라가면 이 토너로 화분에 물 주듯 수분 마구 뿌릴 테야. 꽃같은 피부로 거듭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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