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가 없는 나는 없어요.
내 인생의 구원템. 한평생 이만한 샴푸가 있을까. 무수한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젠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너를 사랑할 자신 있음. 지금도 여전히 이것저것 샴푸들 접해보고 있지만서도 돌고 돌아 그 끝은 댄트롤임. 내가 그 지긋지긋한 지성두피다? 내 마지막 안식처라 여기고 댄트롤로 피신하셈.
하늘에서 내린 세정력. 최후의 만찬급 가성비. 지상 낙원 수준 거품 발포. 내가 지성 두피 아녔으면 아무거나 싼 거 썼다. 그러하나 난 천 년의 저주 받은 지성 두피인 걸. 과거의 시간 동안 샴푸 써보는 족족 망해 물거품 될 뻔한 나를 멱살 잡고 밑바닥에서 끌어올려 건져준 아이다. 몽환포영 잘가. 뻐그르르하게 동글동글 방울이 진 거품 폭발에 힌 펌핑에도 구석구석. 시원시원하게 머릴 씻겨줘서 비루한 내 모발이 보송하게 느껴짐. 황송하고 황홀함. 내가 써본 샴푸들 중에 보송함이 가장 오래 지속됨. 향마저도 야성적이고 중성적인 향보다는 그냥 코가 찡하지 않은 향투성이라 무난할 따름. 결국은 너 없이 사는 것은 중력을 못 이기는 내 마음과도 같다고. 슬픈 주접 떨어본다.
리뉴얼 전 회색이 더 좋았던 미화감이 드는데, 뭐 괜찮다. 댄트롤. 그대는 성스럽고 영원할 상임. 따라서 더 이상 단종 맴매임. 단종 필히 금기시해야 함. 너를 잃거든 내 두 눈을 가져가라. 나에게서 멀어지지 마렴. 한편으로는 학창시절에 너를 만났다면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싶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우연히 만나 미래에도 불변없이 살아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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