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 신호등 토너로 좋게 좋게 생각해
샘플링 당첨 제품 리뷰. 리뷰 쓸 의무도 없고 길게 쓴다고 내가 얻는 거 없음. 해당 브랜드한테나 좋지. 대충 광고 아니란 뜻임. 샘플링이 250ml 본품이라니 충분한 기간동안 테스트해볼 수 있겠다. 낫씨백 제품은 글픽 이벤트 모집에 종종 얼굴을 드러냈었던데 숱한 인파 속에서 끝끝내 당첨되었군.
이벤트 선정 홍보글에 그냥 알로에베라 성분 아님을 강조하는 문구가 여긴 참 성분에 자신만만하구나 위풍당당한 기색이 역력했음. 케이프알로에 추출물이 무려 100%나 꽉 채워둔 토너라니까 뭐 말 다했지. 게다가 불과 얼마 전 일이다. 때마침 내가 어떤 기초를 발라줘도 속건조 가뭄 현상인지 뭔지 피부가 이상하리 홧홧한 기운을 지울 수가 없었다가 어쩌다 몸에 쓸까 말까 집에 짱 박혀둔 유명사 알로에젤 도톰하게 얹어주고서야 세상 무해한 진정감이 드는 거 있지. 그렇게 잠시동안만이라도 위기를 헤쳐나가게 도와준 그 이름에 번쩍 눈 뜸. 그날 이후로 알로에는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 백 번 천 번해도 택도 없이 모자르단 걸 긍정적 인식을 심어줌. 이리 타이밍 맞춰 알로에... 아니 케이프알로에를 선사해주셨네. 주절주절 발단 사정이 길어서 서론이 지루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내 허허벌판 몰골 상태가 골로 갔단 얘긴 밑밥 깔고 들어가야 보는 사람이 이해가 될 것 같길래.
누르뎅뎅한 색깔에 녹녹한 물 제형 토너다. 약간 알로에 성분 고유 끈적임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서도 상당히 가벼운 쪽에 속한다. 이것만 바르면 틈을 안 주고 곧이어 속당김이 빗발칠 정도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절실히 와닿는다ㅋ 그리고 무향 아님. 홍보지 설명에도 무향료라 적시했지 무향이라 한 적이 없듯이 팔팔 끓인 한약재 냄새라기도 그런 느근한 내와 향신료 내음(?) 같지 않은 하여튼 무언가가 맡아짐... 그야말로 노란 색깔과 들어맞는 향내였음. (알로에 주스 냄새 no)
알로에베라든 케이프알로에든 뭐든 비상 사태 일어난 피부에 진정 되라고 뼛속 깊이 배어들여야 하는데 실상은 날씨가 슬슬 나른해지고 더위가 올라와야 기초 단계에 껴줄 법한 수분감이었다. 즉, 수분 덩어리에 풍덩 입수! 이런 경지에 도달한 건 아니었으며 삭막한 턱 피부에 아직은 얘로 여러 번 덧쌓아줘도 근본적인 피부 목마름이 해갈되지 않더라고... 현재로서는 단순 닦토 또는 다른 기초에 섞어 바르는 게 더 나을 것으로 판단되어 미온적 태도에 그칠 뻔하다 진정이 쥐뿔도 없는 것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빠싹하게 잘해내지도 못한 미적지근한 결과를 안겨줬기에 일체 냅두고 걍 꼴리는대로 후한 점수를 가한다. 그치만 워낙에 원래 쓰던 알로에젤이 효과도 두둑했고 가격도 훨씬 착했고 뭐 하나 빠지지 않으니 여름이 되어야지 무미한 시선이 바뀔려나. (앞서 언급한 알로에젤도 내가 평소 미덥지 않은 제품이었긴 함.)
그러므로 보행자 신호등과 달리 차량 신호등에는 황색 신호가 있는 것처럼 무분별히 브레이크 걷어차고 끈임없이 달리기만 한 피부를 달래기 위해 한 번씩 쉬어가주는 예비 토너로 쓰이면 뭐 괜찮지 않을까 싶다.
++) 22. 9.10 추가/ 흡토는 좀 끈끈? 아예 흡족스러진 않아서 닦토로 쓰고 있다. 진정이 안 된다고 볼 수 없는 게 어떤 날은 이거 쓰면 피부 자극이 덜한 느낌이 들더라고. 그렇다고 내겐 진정 잘되는 것도 아니었다ㅜ 일단 받은 거니까 닦토나 스킨팩해주는 용도로 계속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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