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용 팔레트로 궁극의 진화
한쪽은 더 쇼킹에 집착하고 다른 쪽은 킬(kill)에 집착하고... 웃기다 웃겨. 이게 바로 색조 역사상 유사충격과 유사살인인가. 서로간에 맞대결이 아이고 재미지다. 그간 토니모리 색조에서 아이섀도우 부문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채 백조 물길질 아래 발재간 같은 존재였지만 더 쇼킹 시리즈를 분별력 있게 박차고 가하더니 근 2년간 퀄리티가 급속도로 요즘 시대에 걸맞게 주도 향상된 듯하다. (겟잇뷰티 시절엔 토니모리가 색조 기반 잘 닦았었지 그 이후론 점점 잊혀져가더라고. 그도 그럴 게 퀄이 옛날 명성에 머무른 느낌이었거든. 그린티 수분크림, 모찌 및 속쌀 토너...... 그래. 토니모리는 기초가 낫지, 두둔하던 지난 날들 잘가.)
겨쿨딥 추정인 내가 뭐 샀을지 그대가 알아맞춰보세요. 호수 '팝 모브'를 샀을 거라 예상하셨겠지만, 으응☝ 아니 아니 난 1호와 2호 샀다 ㅋㅋㅋㅋ 실상은 1호만 샀어도 괜찮았을 뻔. 2호 '러브, 로지'가 과도한 보정은 아니다만 전체적인 색상이 공홈 발색보다 좀 칙칙 어둡다. 요즘 내가 롬앤 팔레트 '말린 장미' 빨리 비우고 싶어서 ( 단지 초창기 아이팔레트가 무난하긴 하다만 유분 많은 눈가에 쉬이 뭉치고 번지는 듯한 단점이 존재하므로ㅎ 말린제비꽃은 좋음👍롬앤 한복 컬렉션 팔레트는 괜찮았음.) 그것 위주로만 눈과 볼에 팍팍 치대는데 걔는 채도가 있긴 한 거더라. 러브 로지는 핑크 브라운 계보지만 '핑크'브라운 아닌 핑크'브라운' 쪽에 치우쳐진 색감이었다ㅎ 내겐 공홈 고정 문구: 청순 아련 분위기는 않고 몇날 며칠 피 못 빨아먹은 뱀파이어처럼 우중충 딥하게 연출된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저채도 색상하기도 뭐하게 채도를 잃은 음영감이었다. love보다도 leave스러운 감상평. 베리 크리미 색상은 삼각존을 중점적이게 칠해주면 눈매가 그윽해보인다. 이러나저러나 채도가 보존된 말린 장미 스펙트럼은 루나 '블러쉬 핑크'를 재낄 비장의 무기가 여전히 존재하지 않나 보다.
➡️ 1호 '스윌 코랄'은 사실 '우유 퐁당 코랄' 색상 하나만 보고 샀다. 클리오 AD 팔레트 15호도 그렇게 예뻐보이던데 난 연어색 또는 코랄도 상당히 좋아하는 듯. 클리오 15호 또는 토니모리 1호 중에 후자를 택했으나 킬동네 15호 왜 이리 사고 싶어질까. 예뻐. 그럼 14호는 어쩌고. 페리페라 포브스 선정도 실물 봤는데 이 미친 쿨톤 색감 집요함이 대박임. 그밖에 에스쁘아, 에뛰드, 홀리카 등 쏟아지는 신제품들에 치여서 토니모리 팔레트는 본전도 못 찾고 뒷전이 되어버릴 것 같아 나라도 쓸데없이 보탬이 되어주고자 1호를 어느 정도 추천해본다.
1호 부연 설명을 해보자면 우유+코랄이라 해서 화사한 코랄 이런 분위기는 좀 벗어난 듯하니 라이트톤에는 좀 그늘진 명도가 느껴지실 수도 있다. 복숭아 우유 말고 코랄은 맞는데 여기서 약간 단감과 홍시 반반 갈아낸 우유(?) 가미된 색감? 적어도 내 눈에는 그러했다ㅋㅋ... 근데 발라두고 보면 존재감 짠! 나타나서 맛깔나게 쓰임. 하물며 나 진심 아이팔레트에 아이라인 풀어줄 고동색 무작정 집어넣는 거 달갑지 않으나 이건 작명 미친 듯이 잘 지은 '흑당 토스트'가 흑설탕빛 달달하게 흘러 아니 볶은 커피콩 느낌의 색감에 지지고 볶기 좋아 꿋꿋하게 잘 넣었다고 여긴다. 펄 글리터도 롬앤 팔레트 펄 비슷 샤방샤방 빛나리 오로라 수놓는 스타일로 쫀득하게 눈두덩이에 착 밀착되니 눈밑에 펄 날리는 건 적었다. 토니모리... 자진모리 장단 북치고 장구치고 정말로 눈부신 발전이다.
12000원대에 구매했을 텐데 코덕들을 가성비로 무장해제시킨다. 가격 대비 질도 이만하면 탄탄하고 적이 색구성도 완만하니 본인이 원하는 색감 하나 골라 사서 흥청망청 쓰기 좋다. 여러 브랜드들의 기존 4구 팔레트를 토니모리 방식으로 살짝 변형시킨 제품에 색조 화장해주니 화장신 빙빙 돌아 쿼드 악셀 달성. 게다가 케이스도 아담하고 헐렁이지 않아 오며가며 틈틈이 쓰인다. 심지어 빛 좋은 살구, 루즈한 로즈, 보드라운 브라운, 꾸덕 초코 등등 에뛰드 뺨 세레나데 갈기는 작명 센스가 탁월한 가능성을 보여준 예시. 난 색감만큼이나 작명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라 색감과 품질이 참담하지만 않는다면 제품 작명만 보고 살 때도 있음. (예를 들어 에뛰드 단순 '버건디 갈색'하고 '여인의 코트'하고 단어가 전달하는 색감 첫인상이 차원이 다름.)
아 색조 리뷰 작성은 넘 피곤하다. 확 안 쓸까 보다 ㅋㅋㅋㅋ... 아무쪼록 20세기 출생 9n년생들이라면 아주 잘 아는 디지몬 어드벤처 선택받은 애들이 용기, 희망, 사랑, 빛 등등 각자 쓸어모으듯 정신 똑디 안 차리면 더 쇼킹 색조들 다 지르고 볼 수도 있겠다^^; 얘들 최종 진화해갖고 꽤나 잘 만들어서 의외였음. 쇼킹 이름처럼 앞으로도 '좋은 쪽으로' 놀라운 행보 많이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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