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깜깜한 밤에도 빛날 것 같은 펄바다
++) 2021년 기준 내가 가진 팔레트 top5에 들 만큼 인정하게 되는 색조합. 롬앤 말린장미 팔레트랑 계열이 좀 비스무리하지만(루나가 파스텔 느낌이 더 남.) 품질과 그라데이션 풀어짐은 루나가 백배 천배 더 낫다.
리뉴얼됐나. 동일 상품명이 보이길래. 루나 섀도우는 단일로 '쿨 컨투어'를 매우 잘 쓰고 있다. 잿빛 한 줌 투영된 음영 섀도우로 이거 하나만 발라줘도 눈두덩이에 깊이감이 유유히 깔린다. 눈밑에도 넉넉히 발라주니 속눈썹 그림자 넣어주는 듯 티 안 나게 예쁨.
난 2호 블러쉬핑크 팔레트로 구매. 이벤트로 사게 된 거지 세일가 2만원 초반대라 비싼 편이다. 하지만 기대도 안 했던 터라 더 그런 거일 수 있겠으나 지금 의외의 발견을 한 심정임. 매트 라인은 다른 일반 섀도우 팔레트와 비슷한 품질을 갖추고 있다. 파스텔톤을 추구하는 느낌이 여실한 동시에 분홍색 계열을 세세히 쪼개서 사근사근 잘 내놓은 듯. 서로 비슷한 듯 다른 명채도로 사용자들이 꼭꼭 씹어먹도록 골고루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펄 라인이 압도감을 자아낸다. 죄다 안 텁텁하고 펄이 보일락 말락 반반하리 어여쁘다. 시에나인가 미세한 은펄이 콕콕 박힌 붉은 브라운 색상이 약간 와인빛 돌아서 눈매가 감도 있게 유수해진다. 또한 쉬머펄이라 화장 후 티가 잘 안 난다. 갈색의 텁텁함을 상쇄시켜주는 정도. 유난히 파츠 글리터인 '페어리 참' 이 독보적이다. 이름 봐라. 이름도 잇따라 오밀조밀하네. 하물며 글리터 존재감조차 현재진행형. 이 팔레트에서 야밤에 날아다니는 반딧불이 못지 않는 존재임. 투명한 수정을 막 으깬 듯한 질감인데 눈두덩이에 올리면 펄감 표현이 리퀴드 글리터 같음... 아 벽에 머리 박고 싶다. 단숨에 감김. 와들와들 심장 떨려. 펄 입자가 도톰하여 대차게 자글거리니 훅 눌러 막 바르면 안 되고, 극소량 덜어 콕콕 토닥이며 찍고 나서 살포시 쓰담듯 펴바르는 것이 좋다. 자칫 먼지처럼 엉켜 쌓이기 십상임.
2021++) 와. 진심 미쳤다... '피오니' 색상이 삼각존으로 최고 존엄 지존임. 아니 너 뭐냐... 내가 요즘 들어 삼각존에 꼭꼭 챙겨 바르는 컬러그램톡 코랄브라운보다 더 어마무시하게 황홀함. 내가 다 독점하고 싶음. 루나가 눈 색조 그라데이션 느낌을 기가 막히도록 잘 살리네. 갈색 음영 섀도우들도 너무 진하거나 연해서 눈 뒤쪽 쌍꺼풀 채워줄 때 농도가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건 고리타분하지 않고 적절한 명도와 청탁임. '페어리 참' 위에 이미 언급했다시피 전설적이라 감히 읊어보았고... 섀도우 겹겹이 쌓아올려도 텁텁하지 않음. 질도 무난히 좋았음. 글리터 밀착력도 딱풀처럼 우수하고. 렌즈 교환권 이벤트 없었으면 이거 평생 안 사고 살았을 거 아님. 나 평점 5점으로 올림. 너란 눈부신 예쁨, 딥겨쿨인 나를 위한 거였니. 비싼데 똑같은 호수 하나 더 살까 고민 중임. 공홈 발색 믿지 마세요. 실물을 도무지 못 담아내요.
루나 선생님들 <피오니>, <페어리 참>, <시에나>는 단일 섀도우로 따로 출시해서 전국에 널리 팔아주시면 안 될까요? 특히 피오니... 흑흑. 아니 그냥 팔레트 오른쪽 라인들 단독 직행해서 다 살려내주오... 삼각존에 우주 핵폭발 미쳤네. 니들이 빅뱅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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