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는 항상 비누로 거품을 내어 손을 씻었는데,
비누 제품들은 뚜껑이 없이 항상 열려 있는 공간에 보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비누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위생상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손은 항상 뚜껑이 있는 용기인 클렌징
폼을 사용하여 직접 거품을 만들어 씻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쇼핑 중 우연히 이 제품의 좋은
가격 구성을 접하고 구입해서 쓰게 된 제품이에요.
제품의 외관은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법한
무난한 디자인이에요. 한 손으로 잡기에 딱 알맞은
크기의 통에 펌핑형 뚜껑을 연결해 놓은 기본적인
구성인데, 욕실에 머무르는 대부분의 시간은 손이
물에 닿아 축축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펌핑 형태의
제품들에 손이 잘 가는 경우가 많기에 이 제품은
그런 상황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만족해요.
그리고 펌핑형 뚜껑의 크기가 너무 크다거나 작지
않고 한 손으로 편하게 사용하기 알맞아서 좋아요.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케이스의 모든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는데, 펌핑형 뚜껑 부분은
생각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약간 도톰하면서
묵직한 재질이에요. 그래서 힘이 실려도 크게
요동치지 않을 만큼 튼튼해요. 그와는 반대로
몸체 부분은 적당히 가볍고 유연한 얇은 재질이에요.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거품형,
즉 펌핑형 뚜껑을 통해 직접 손을 쓰지 않고 거품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저는 늘
직접 내용물을 손바닥에 묻히고 비벼 거품을 내어
사용했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이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고 귀찮거든요. 그런데 이 제품은 펌핑하면
편하게 만들어진 거품이 나오니, 예전에는 어떻게
일일이 거품을 내서 사용을 했던 건지 싶더라구요.
한 번 펌핑해서 나오는 양은 딱 한 번 손씻기에 적당했구요.
펌핑기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거품인데도, 거품의 형태가
예상과는 다르게 엄청 조밀하고 부드럽게 생성되더라구요.
오랜 시간 직접 거품을 내서 써 왔던 터라... 과연 도구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 처럼 거품이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쫀쫀함은 없지만 생각보다 성글지도 않았고 엄청 부드러웠어요.
하지만 일반적인 제품을 쓸 때보다 확실히 헤프게
쓰게 되더라고요. 이런 부분은 이 제품만의 단점이
아니라, 거품형 제품들의 공통된 특징이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하는 긍정적인 이익을 얻음으로 인해
치루는 값이라고 쳐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보아요.
세정력은 핸드 전용 제품이니 손을 씻는 기준으로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메이크업용
제품이 지워지지 않을 뿐더러 그 용도도 아니에요.
손에 묻은 먼지나 흙과 같이 더러움을 유발한다고
보이는 존재들을 씻어 내릴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향은 익숙한 레몬맛 사탕의 시큼달달하면서 씁쓸한 향인데,
레몬&유자 향 0.5%의 인공적인 향료를 넣어서 구현했어요.
처음에 펌핑하고 씻을 때 알코올 향이 순간적으로 강하게 나요.
그 향이 딱 맡아도 향료다 싶은 느낌이 딱 나서 인공적인데다가,
씻고나도 한참을 맴돌정도로 꽤 강한 편이라서 항에 민감하고
향이 강한 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저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부분은 아니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증발하긴 해요.
향에 관련된 부분은 아마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어요.
게다가 나중에는 이 향이 좀 불쾌하게 남는다고 해야할까요...?
처음 맡는 향과 잔여 향이 다른데, 잔여 향이 저렴한 느낌이에요.
과일즙을 잔뜩 뿌린듯한 시큼함에서 불량식품st 사탕 냄새로...
뭔가 굉장히 텁텁한 느낌에다가 은근히 세제 냄새 같기도 해요.
전체적으로 보기에는 그냥 무난해 보이는 핸드워시 제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단점이 있었는데, 매우 건조하면서 동시에
묵직한 끈끈함이 느껴지는 마무리감이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손에 갓 펌핑해서 씻을 때는 거품이 굉장히 포근, 폭신,
촉촉한데... 씻고서 물기를 싹 닦아내면 갑자기 전혀 없던
건조함이 확 느껴지면서 보이지는 않지만 무거움이 느껴지는
끈적한 무언가가 손에 달라붙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뭐랄까, 내용물이 깨끗하게 잘 씻겨 내려간게 아니라
열심히 씻어내도 이상하게 아직 손에 남아있는 느낌?
제가 손을 잘못 씻어서 그런가 싶어서 오랜 시간을 들여
물에 잘 흘려 씻어도 딱히 달라지지 않는걸 보고는
'내용물 자체가 원래 그런 것이구나.'라고 결론 지었어요.
더 큰 문제는 이게 일시적으로만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게
아니라, 다음에 손을 새로 씻을 때까지... 그니까 꽤 오랫동안
유지되어요. 원래 손에 땀이 많아서 습하고 미끌거리는데다
끈적여서 자주 씻어 내는 편인데, 이 제품을 사용하고 난 후
끈적임이 더 추가가 되었달까요...! 손이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이 엄청 건조한데, 땀은 땀대로 나고 제품의 잔여 느낌으로
계속 끈적이니까 아무래도 여러모로 불쾌하고 불편했어요.
아마 제품의 전성분 중 앞에서 두번째가 에탄올이기 때문에
펌핑함과 동시에 증발이 빠르고 강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은데,
아무리 사용해도 마무리감이 영 적응이 안되어서인지 별로에요.
건조한만큼 세정력이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건조하기만 해요.
그리고 제가 피부 질환인 아토피랑 지루성 피부염이 있는데,
이 제품을 건조한 계절에 사용하니까 그나마 좀 잠잠하던
아토피도 막 솟구치고 이미 있던 부분은 막 덧나고 갈라져서
피도 나고 진물이 흘러서 딱지가 생겨 들러붙고 그러더라구요.
가끔은 엄청 가려워져서 벅벅 긁기도 하고, 각질도 일어나요.
똑같은 제품을 습한 여름에 사용할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거든요.
아무래도 건조함의 영향이 예상보다 훨씬 큰 것 같았어요.
성분적인 측면에서 간단하게 훑고 가보면 크게 나쁘진 않았어요.
천연 유래 발효 주정 성분을 함유해서 항균 효과를 갖추었고,
성분적으로는 6 FREE로 트리클로산, 합성 색소, 동물성 원료,
설페이트, 광물성 오일, 그리고 실리콘을 첨가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쥬스 컨셉이라고 나름대로 레몬즙, 라임즙, 왕귤즙 등의
자연에서 온 원료나 그 추출물을 적지만 여러 종류 넣기도 했구요.
전성분이 엄청나게 좋은건 아니지만, 핸드(바디)제품 치고는
그렇게 나쁜 편도 아니고 애초에 바로 씻어내는 제품이기에
얼굴에 바르고 유지해야하는 제품들 같지 않다는걸 감안해서
20가지 주의 성분에 해당되는 피이지-75, 피이지-8, 향료가
있지만 그냥 써도 되겠지 싶었는데... 안일하게 생각을 했어요.
단순하게 '성분이 좋다, 안좋다'도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나쁜 성분보다는 찢어질 듯한 건조함으로 피부가 아파해서...ㅠㅠ
저처럼 피부 질환이 있거나 민감하신 분들이 아니라면
보통의 피부에는 무난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가격적인 면에서는 워낙에 헤프게 쓰는 거품형 제품이라서
기본가 250ml에 6,500원이 엄청나게 저렴하진 않지만,
아모레퍼시픽몰을 포함한 해피바스가 입점되어 있는 곳들에서
1+1도 자주하고 리필이 몇 개 껴 있는 기획세트도 팔기 때문에
용량대비 가격은 걱정할 일이 없어서 아낌 없이 쓸 수 있어요.
저는 잔여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구매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향도 제 취향이 아닌데다가 손이 사라질 것 같이 건조하구요.
자신이 피부 질환이 없거나 예민하지 않다는 기준을 가정으로,
한번쯤은 사용해 볼만한 편안한 무난한 거품 핸드워시 정도나
저렴하게 쓸 입문용 핸드워시 제품을 원하는 분들께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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