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적인 기억이 무척
샴푸는 사실 내가 쓰기엔 계절적으로도 한정적이고 여러 이유로 인해 본통을 사긴 어렵다ㅜㅜ... 이건 가족이 헤리티지 샴푸 세트 작은 용량 버전으로 받은 걸 써본 거고, 70ml라 더 좋았다.
댄트롤 샴푸 무조건 구비해두는 사람으로서(오늘도 어김없이 소환되는 댄트롤...) 지성 샴푸 아닌 샴푸는 어림도 없지 강제로 이런 퍼퓸 샴푸는 쓰지도 못하게 만드는데, 겨울에는 그래도 좀 괜찮은 것 같아서. 더욱이 그전에 지성 샴푸를 1차로 먼저 샴푸해준다는 전제 깔고 가면ㅎ 이 제품도 샴푸 세정력을 바라면 안 되고 이대로 향만 읊조린다.
스위트 딜라이트 향은 뭘까. 푸릇한 과일향과 생명력 있는 꽃 줄기 전체를 아우르는 향의 싱그러운 만남이 생생하다. 파릇파릇한 장미꽃 이파리 냄새도 달큰하게 휘감긴다. 물에 풀어주면 뒤이어 쌉쌀한 내음이 퍼져 나간다. 샴푸 만진 손길에서도 그 쌀쌀한 향이 적적하게 깔린다. 중성적인 느낌이 심하지 않고 애초에 향이 너무 만들어낸 듯한 억지감이 없어 여전히 모든 것이 평온하다. 향 틈새마다 기억하고 싶게끔. 이어서 한 뼘 더 가까워진 틈새로 머리칼도 살랑인다.
한편, 기억의 단편 끄집어보기를 지난날에 향이 아리송한 느낌이었던 얼그레이블리스 향도 계속 맡으니 괜찮게 느껴지는 것 같다. 여기 헤리티지 라인 향들이 전체적으로 지독하리만치 향이 독하지 않아 뒤이어 향기 나는 트리트먼트 팍 써도 향들이 서로 간에 엉키지 않는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헤리티지 라인 향들로 트리트먼트도 세상에 태어났다. 닥터포헤어 헤리티지 얼그레이 블리스 샴푸 글픽 리뷰 쓸 적엔 이 라인으로 트리트먼트 출시 전이라 못내 아쉬었었는데 이젠 그런 걱정 않고 쓸 수 있을 것 같아 한시름 놓인다. 본품은 그걸 한번 사서 써볼 것 같긴 함! 아니 그럴 거임! 아이스크림 뭐 먹을지 골라 먹는 재미처럼 또는 커피 메뉴 고민하듯 매일 골라 쓸 수 있는 즐거움을 낱낱이 주세요... 하며, 이 라인 종류 별로 담긴 여행용 세트 꼭 좀 해주셨으면 했었는데 닥터포헤어는 뭘 좀 안다ㅠ 다른 향들 증정해주는 기획 세트 너무 좋아요ㅠㅠㅠ 다만 제가 지금 당장 살 수가 없어 눈물이 죽죽...
이 기획 행사 오래도록 지켜주세요🤙내년 안으로 내가 어떻게 해보리라. 단단히 마음먹으며. 닥터포헤어 헤리티지여, 내년에 언젠가... 만날 수 있기를. *_24년 12월 16일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