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사본 밀크터치 제품입니다. 예전부터 광고도 많이 했고, 또 요즘으로 치면 인플루언서계의 조상격(?)이라 할 수 있는 분이 런칭한 브랜드 화장품이라 어느 정도 관심은 갖고 있었던 크림이에요. 홍보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입소문을 타는, 소위 '잇템'은 궁금해서라도 꼭 하나씩 사보는 탓에(..) 또 질렀습니다.
최근의 애매한 계절감 때문에, 젤/수분크림과 보습크림 사이의 느낌이었으면 했는데 딱 알맞는 제형감이었습니다. 반투명한 수분크림 제형인데, 색은 또 달팽이 내지는 영양크림을 연상케 하는 아이보리빛을 띠는 게 인상적이에요. 송악추출물 고유의 색감인지 뭔지 궁금했습니다. 이런 거 미심쩍어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판매 페이지에 설명이 추가되면 좋겠어요.
젤크림 바르는 듯 발림성이 우수하구요. 젤크림 느낌이지만 점성과 두께감이 약간 도톰하게 있어서 적은 양으로도 잘 펴발려요. 실리콘 성분이 좀 들어가서 그런지 부드러운 사용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잔여감이 약간 남습니다. 실키한 느낌이구요. 이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더라구요. 그런데 몇몇 리뷰들처럼 지나치게 많이 끈덕지게 남는다는 느낌은 거의 못 받았어요. 그분들께선 양조절에서 미스가 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흡수감, 사용감 면에서 꽤 준수하다고 생각했어요.
보습감은 일반적인 젤 형태의 수분크림들보다 한층 리치했구요. 이 시기에 수부지, 지복합성이 쓰기 딱 적절한 수준의 유분감이 있어요. 다만 제가 물토너하고 이 크림만 썼을 때 기준이라, 스킨케어 루틴이 더 추가되고 마스크까지 더해진다면 아침 스킨케어론 과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름엔 확실히 무거울 것 같구요.
라이트한 편의 수분크림에다 수분세럼 하나 추가한 보습감이니, 심한 지성만 아니면 토너에 이것만 후딱 바르고 끝내기에 딱 좋은 것 같아요. 실리콘에 민감한 제겐 약간의 간지러움 외에 자극감은 거의 없었고 나이트케어로 썼을 때 보습 지속력도 준수했습니다. 결 개선효과도 있었어요.
진정 효과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허받은 송악추출물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병풀, 로즈마리 쬐끔 넣고 진정 위주의 성분 배합이라 말하기엔 부족한 것 같아요. 근데 보습제로만 본다면, 사실 별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제품력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전성분도 EWG 그린등급 강박증(..) 걸린 전형적인 K-기초화장품 느낌이지만 심플한 편인 게 마음에 들구요.
지복합성 기준 가을~겨울 초입까지는 무난히 커버할 것 같아요. 이 제형에 가벼운 수분크림은 시중에 엄청나게 많은데 딱 이 정도 보습감이 알맞게 들어간 제품은 복합성 입장에서 찾기 쉽지가 않거든요. 날이 추워져서, 쓰던 수분크림은 좀 라이트한데 그렇다고 에센스 추가하기도 귀찮고 실리콘, 지방산 많이 들어간 보습크림 쓰기도 꺼려지시는 복합성 분들께 권해 봅니다.
뭐가 나진 않는데 가끔 약간의 간지러움이 있었고 가성비가 아쉽다는 점에서 4~4.5점 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꽤나 만족스럽게 쓴 제품이었어요.